본문 바로가기

송정희
- 비올라 연주자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오이꽃 3탄

송정희2017.05.23 07:30조회 수 14댓글 1

    • 글자 크기

오이꽃 3

 

키큰 원통지지대 끝까지 자란 오이모종들

나는 벌써 다섯개째 오이를 땄다

첫번째 오이는 첫수확한 농부처럼

찬밥에 고추장 찍어 점심으로 먹고

 

두번째 오이는 평소 존경하는 선생님께 선물로 드렸다

어디에나 흔한 오이지만

척박한 나의 정원겸 텃밭에서

서투른 농부의 손길에서 자란 오이이기에

 

세번째 오이는 금요일 데이트하러 온

막내 희정이와 간식으로 먹었다

희정이가 토해 놓는 수많은 감탄사가

오이맛 보다 좋은 나느 정말 나이가 들어가나 보다

 

네번째 오이는 어제 파트타임 일 나갈 때

도시락 반찬으로 가져가서

점심시간에 뚝뚝 썰어 고추장에 푹 찍는다

몇시간 전에 딴 오이의 떫은 맛이

남은 오후의 긴 시간을 행복하게 해 주고

 

다섯번째 오이는 둘째 지은이 주려고

냉장고에 보관중이다

오이는 계속 꽃을 피우고

꽃마다 작은 오이들을 달고 있다

나의 오월은 오이꽃과 함께

행복하게 유월로 가는중이다 

    • 글자 크기
자축 오래된 드라마

댓글 달기

댓글 1

  • 우리집 큰화분에 2주 전 옮겨 놓은 물이 두 그루

    파란 잎이 제법 싱싱하게 손바닥 크기로 자랐네요

    언제 물이를 먹을런지.......

    경상도 사람들은 오이를 물이라고도 한답니다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916 역사속으로 되돌려 보낸 5월1 2019.06.02 20
915 겨울1 2017.01.03 10
914 피터(Peter)1 2017.04.23 17
913 전망좋은 새 집1 2019.01.15 13
912 너의 이름1 2020.01.16 28
911 자축1 2018.10.29 12
오이꽃 3탄1 2017.05.23 14
909 오래된 드라마1 2018.10.30 16
908 화분갈이1 2017.03.14 16
907 배꽃1 2018.02.22 15
906 가슴 서늘한 헤어짐1 2019.01.31 22
905 9월이다1 2018.09.01 13
904 손편지1 2017.04.24 13
903 달달한 꿈1 2018.07.16 7
902 호박꽃1 2017.06.14 16
901 릴랙스 2018.09.20 5
900 산책길 2018.10.31 7
899 아령 10파운드 2018.09.20 8
898 엄마 목소리 2018.09.20 5
897 어머니 2019.04.17 10
이전 1 ... 5 6 7 8 9 10 11 12 13 14... 55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