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송정희
- 비올라 연주자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비가 올듯 말듯

송정희2017.08.30 14:09조회 수 14댓글 1

    • 글자 크기

비가 올듯 말듯

 

이불속에 넣는 목화솜같은 구름이 하늘에 덮혀

금세라도 비나 눈이 올것같은 날씨

어렷을적 살던집 뒷집의 지씨아줌마의 화난 얼굴같다

알콜중독자였던 지씨아저씬 매일 빨간코를 비비며

집철문앞에 주저앉아 술가져오라고 소리를 지르고

지씨 아줌만 그 넋두리에 맞장구로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셨지

 

큰사위가 막걸리라도 한통 안겨주면

그 사위의 뒷꼭지에 절을하시고

멀리서도 시큼한 술냄새가 풍겨

동네 아이들은 괴물보듯 피해다녔다

 

이렇게 비가 올듯말듯 하는 오늘

왜 그 아저씨가 떠오르는걸까

공부 잘했던 자식들덕에 잘나가는 사위와 며느리를 본 지씨부부

이제는 아마도 돌아가셨을테지

이렇게 비가 올듯 말듯 한는 날은

지씨 아저씨의 주독든 빨강코도 그립고

내 열너댓살 그 순수함도 그립다

    • 글자 크기
응원 내 어머니 김남순씨

댓글 달기

댓글 1
  • 지씨부부는 다행이 자식 복은 있었네요.

    합리적인 추론인진 몰라도

    지지리 궁상맞고

    비난받는 집에 효자나고 우수한 인재가 나더라구요.

    저도 그런친구가 있거든요.


    우리가 과거형을 현재형으로 소환해

    글을 쓰는 것이

    어쩌면 당시의 나에대한 연민에 기초한 것은 아닌지...


    "내 열너댓살  그 순수함.."에서 느꼈답니다.

    즐감!!!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976 오늘아침의 기적1 2019.12.21 12
975 배롱나무꽃1 2017.08.18 26
974 지금 그곳은1 2018.03.22 6
973 나에게 주는 선물1 2017.03.19 22
972 2018 문학회 출판기념식과 문학상 시상식을 마치고1 2018.11.21 19
971 살다보니1 2019.09.02 14
970 등나무꽃1 2018.04.13 18
969 나의 하루1 2020.01.12 19
968 ASHLEY(애슐리)1 2018.03.22 12
967 나의 꿈에1 2017.05.13 23
966 정월을 보내며1 2020.01.30 97
965 레몬씨1 2017.03.21 11
964 응원1 2018.08.27 8
비가 올듯 말듯1 2017.08.30 14
962 내 어머니 김남순씨1 2019.05.12 29
961 서머 타임1 2017.03.21 15
960 마지막 포도의 희망1 2017.07.27 20
959 2월 월례회를 마치고1 2018.02.19 23
958 기다림1 2018.02.19 18
957 오늘의 소확행(유월 십삼일)1 2018.06.13 23
이전 1 2 3 4 5 6 7 8 9 10 11... 55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