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송정희
- 비올라 연주자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어머니의 기억(1)

송정희2018.01.01 11:06조회 수 20댓글 1

    • 글자 크기

어머니의 기억 (1)

 

팔순 노모와 마주 앉아 수정과를 마시며 옛이야기를 합니다,

백번은 더 들었을 엄마의 시집살이때의.....

처음 듣는 얘기처럼 맞장구를 쳐드리며 하하 소리내어 웃습니다.

어제 아틀란타 수족관에 다녀오신것은 전혀 기억하시지 못하십니다.

크고 작은 바닷속 동물들의 진풍경을 보시고도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시네요.

그래도 여전히 소상히 기억하시는 본인이 당한 시집살이의 설움과 힘겨움.

아침에 드시는 혈압약도 약을 드신 후 달력에 표시를 하셔야합니다. 잊고 또 드실까봐요.

오늘 아침에도 내가 먼저 약을 먹고 " 엄마 약 드셨어요?" 물으니 "그럼" 하시길래

"내가 드시는걸 못봤는데..." 하니까 달력을 보시더니 " 오늘이 31일이야?"하고 물으시더니 표시가 안된걸 확인하시고 약을 드시고는 아무렇지도 않은척 하셔도 눈치 100단인 나의 어머닌 속이 상하십니다.

엄만 당신이 치매이신걸 알고 계시거든요.

최근의 일들은 기억하지 못하셔도 과거의 일들은 너무도 소상히 기억하시는 엄마.

기억력 좋으시고 영민하시기로는 따라갈 사람이 없을 정도셨는데 무심한 세월 앞에선 그져 노인이 되어가는 모습이 가슴 아픕니다.

둘째 지은이가 오늘 Ponce City market 데려간다고 12시 반쯤 온다고 어제 몇번이고 말씀드렸는데도 오늘 아침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시네요

괜챦아요 엄마  

그래도 엄마 젊을때 기억이 더 생생하니까 그 기억속에서 사세요 행복하게....

    • 글자 크기
세살박이 나의 레몬나무 핑계 (by 송정희)

댓글 달기

댓글 1
  • 어머니가 어찌 오셨나? 누가 모시고 왔는지?

    '어머니의 기억'을 읽으며 깜작놀랐어요 

    효녀딸이 있어 크게 걱정은 없지만... 나도 나이가 많고 보니 남의 일이 아니에요 

    왜 나이들면 뇌가 손상이 되는지 ..안타까워요 

    정희씨 힘내세요... 어찌 위로를 해야할찌.. 안아주고 싶으네 ...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976 이만하면 2020.03.07 21
975 십년뒤에도1 2020.02.02 21
974 부정맥2 2019.11.17 21
973 아침수영1 2019.05.16 21
972 뚝배기잔에 마시는 커피1 2019.05.03 21
971 나 홀로 집에 넷째날2 2019.02.11 21
970 첫눈이 오면 2018.01.01 21
969 김선생님 2017.09.09 21
968 삼시세끼1 2017.08.27 21
967 쉽지 않은 도전 2017.05.02 21
966 시월이 남긴 것들 2019.11.01 20
965 기복희선생님의 시낭송회1 2019.09.23 20
964 비내리는 밤에1 2019.08.27 20
963 역사속으로 되돌려 보낸 5월1 2019.06.02 20
962 2019.05.13 20
961 나무에 치는 파도 2019.04.27 20
960 해그림자 사다리1 2019.01.21 20
959 오늘의 마지막 햇살1 2018.03.23 20
958 세살박이 나의 레몬나무1 2018.02.21 20
어머니의 기억(1)1 2018.01.01 20
이전 1 2 3 4 5 6 7 8 9 10 11... 55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