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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정희
- 비올라 연주자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소나무가 보이는 작은길가의 집

송정희2017.03.26 14:47조회 수 20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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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 보이는 작은길가의 집

 

2004 7월부터 5년간 Pine View Street 허름하고 오래된 집에 살았었다.

그 당시엔 둘르스에 H mart 도 생기기전이고 월마트와 닛산,토요타 회사만있었다.

Shortly Howell 공원이 막 공사를 시작하던 때.

작은 집을 자꾸자꾸 방을 만들어 붙인 집. 지붕만있는 차고를 사이로 두집이 살 수있는 듀플렉스였다. 집주인의 말에 의하면 35년 된 집이라는데 족히 50년은 더 되어 보이는 집.

그당시 렌트비가 한달에 750. 다른곳보다 100불정도 싼 금액이라 무작정 살기로 결정.

여름엔 단열이 안되고 겨울엔 보온이 안되는 집. 그래도 뒷뜰이 넓에 뭘 기르는 걸 좋아하는 지아비를 따라 난생처음 농사라는걸 지어보기도 했었다.

뉴욕에 있는 종묘사에서 배추씨, 열무씨등을 공수해 씨를 뿌리고 물도 주고.

그런데 잎이 채 자라기도 전에 벌레가 다 먹어버리고. 알고보니 씨값, 물값 그리고 벌레약값이 배추와 열무를 사먹는 몇배는 더 들었었다.

그래도 성공한것은 호박,오이, 그리고 들깻잎. 지인이 한약재 달이고 남은 찌꺼기를 가져다 주셔서 밭에 주었더니 들깨잎이 호박잎보다 커져서 지아비와 난 너무 놀랬었다.

우리가 5년을 사는동안 벽을 사이로 살던 옆집들은 8번이나 바뀌었다. 오래살면 1년 안그러면 6개월. 오히려 눌러사는 우리가 신기했던가보다.

그동안 아이들은 초등학생에서 중학생으로, 중학생에서 고등학생으로 성장을 하고 조금씩 미국생활도 적응을 해갔었다.

해마다 초겨울이면 난 이사를 가야겠다고 지아비를 조르곤했다.

목조건물이었던 그집은 온통 낡아 쥐들이 구멍을 내서 초겨울이면 집안으로 떼거지고 난입.

한밤중 주방에 나온 나는 쌍으로 다니는 녀석들고 맞닥뜨려 너무 놀래 숨이 멎을 뻔 하기를 수차례. 20파운드 쌀봉지를 밑부분을 구멍을 내서 쌀이 바닥에 쏟아져있고 팬츄리에 있는 건어물,인삼차,국수와 라면봉지를 뜯어 놓고. 놈들의 횡포가 하늘을 찔렀었다.

막내 희정이 가방에 음식이 남아 있어서 그 가방도 작살을 냈었다.

어느날 밤 물을 마시려고 주방에 나와 불을 켜는 순간 난 비명을 지르고 말았다.

주방 바닥에 온통 피가 누가 붓칠을 해놓은것마냥...

큰야생쥐가 쥐덫에 머리가 끼어 살려고 발버둥치며 쥐덫에 끼인채 주방바닥을 쓸며 피칠을 해놓고 죽은것이다.

다음날 가족회의를 열고 5년간 살았던 그 집에서 이사를 나오기로 결정을 했다.

그렇게 초겨울이면 집안으로 들어오는 쥐들과의 전쟁.

쥐약,쥐덫을 박스로 사들였고, 쥐약을 먹고 집벽 사이 어딘가에서 죽은 쥐들의 썩는 냄새때문에 집안 구석구석 향초를 피웠지만 밖에서 들어오면 훅 하고 들어오는 그 역했던 악취.

그것과도 종지부를 찍고 Pine View Street 에 있었던 오래된 집에서 탈출을 했다.

지금은 재개발 구역이 되어 흔적도 없어진 그 오래되 집.

난 그집에서의 5년을 힘겨움이라 쓰고 추억이라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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