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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형준
- 제주대학교 원예학, 교육학 전공
- 1993년 도일
- 일본 치바대학 원예학부 대학원 연구생 수료
- 2006년 도미
- 다수의 한식세계화에 대해서 컬럼
- 현 레스토랑 컨설팅 업무
- 현 야생화 꽃 시인

두릅나무에게서

배형준2018.02.03 00:53조회 수 782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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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릅나무에게서



                                                                            배형준



  몸둥이 하나로 살아가는 삶이

  나만이 아니였네


  새싹 틔워도틔워도

  하늘로 향한 꿈 접혀지고 마는

  너를 볼 때마다 이기주의 세상에서

  살아가기가 쉽지 않구나


  몸과 마음 다 비워서 나누어주고

  겨우 밀어올린 새순까지 길손들에게 꺾이어도

  싫은 기색하지 않은 살신성인


  척박하고 비탈진 산야에서

  꿋꿋하게 한몸 지탱하기도 힘들진데

  봄나물 약재로 보시하는 어여쁜 마음


  일찍이 봄맞이를 시작해도

  한여름이 지나야

  꽃피울 수 있는 너를 생각하면

  사는 게 허망할 때가 많다.


  아무리 가시로 무장을 해도

  사랑 받을 운명,

  세상 쓴맛나게 살다가

  한여름 밤의 불꽃놀이로 만족해야 하겠지


  새들도

*"뼈속까지 비우고 난다"고 하지 않느냐

  만물이 세상을 채워가는 봄날에

  비워야 한다는 걸 느끼는 하루하루




* 김용택 시인의 " 새들은 아침에 난다" 중에서.


* 한국, 일본, 중국 등지에 분포하는 낙엽활엽관목으로 줄기속이 비어있는 관속식물이다.

  신기슭의 양지나 골짜기에서 자라며 원줄기에 억센 가시가 있다.

  8~9에 산형꽃차레(줄기끝에 안개꽃처럼)로 백색꽃이 피고 10월에 핵과의 검은 열매가 익는다.

  새순은 나물로 애용하며 나무껍질, 열매, 뿌리를 당뇨, 위암, 소화제 등의 한약제로 사용한다.



 2015. 5. 19.   애틀랜타.

20150519_190746.jpg



20150519_190910.jpg


 

 2015. 9. 8.  꽃대와 열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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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루귀꽃 나도솔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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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
  • 지금까지 자연의 생물들에게 우리 인간이 많은 폭력(일받적인 빼앗음)을 가했다는 것을 이 글을 통해서 느꼈습니다. 그러고 보면 인간처럼 이기적인 생물도 없네요. 앞으로는 자연에 더욱 감사하며 살아야겠어요.

  • 이경화님께
    배형준글쓴이
    2018.2.3 08:47 댓글추천 0비추천 0
    그래서 인간들에 비해서
    길게는 500~800년의 수령,
    몇 천년을 식물들이 살아가는 복을 누리나  봅니다.
    댓글 고맙습니다. ^*^
     
  • '가시로 무장을 해도 사랑받을 운명'

    기가막힌 표현이며, 가혹한 사랑이네요.


    곧 주위에서 이 나물을 볼 수 있겠네요.

    꽃이 다른 행성에서 온 듯하기도 하고,

    기하학적인 구조가 보는 즐거움도 주네요.


    즐감


  • keyjohn님께
    배형준글쓴이
    2018.2.3 09:00 댓글추천 0비추천 0

    꽃이 지고 열매만 몇개 달려 있으나

    이렇게 불꽃놀이의 폭죽처럼 피는 것을 "산형꽃차례"라 합니다.

    이곳 애틀랜타에서도 4월부터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공원을 산책하다 보면 새순이 꺾인 채 한참을 고생을 하다 잎을 틔우고 꽃을 피웁니다.

    늘 감상 댓글을 달아주셔서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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