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배형준
- 제주대학교 원예학, 교육학 전공
- 1993년 도일
- 일본 치바대학 원예학부 대학원 연구생 수료
- 2006년 도미
- 다수의 한식세계화에 대해서 컬럼
- 현 레스토랑 컨설팅 업무
- 현 야생화 꽃 시인

시와 시평, 서시 / 시 나석중, 시평 최한나

배형준2022.02.02 16:04조회 수 23댓글 4

    • 글자 크기

詩 作


                                                 나   석   중



갈대는
갈 때가 되었다고 흔들리는 게 아니다

바람이
갈대의 혼신을 빌어 유서를 쓰는 게다

저 고요의 백지장에 쓰는 바람의 유서가
구구절절 명편으로 죽었던 영혼을 흔든다

일생의 최후에 비로소 면목을 드러내는
바람은


----------------------------------------------------------

  바람 같은 인생이다. 구름 같은 인생이다. 인생의 어느 마루에 올라선 노시인의 눈에 인생이란, 詩란 

무엇일까? 짐작컨대 삶을 끌어가는 바람을 빌어 어쩌면 갈대 같은 궤적을 기록해 나가는 것일까? 

우리가 걸어온 길을 뒤돌아보노라면 어떤 수레바퀴가 있어서 그 힘으로 밀려온 것 같은 느낌도 있다. 

갈대처럼 이리 저리 흔들려야 했으며 밀리고 밀리던 한 시절을 반추하게 되기도 한다. 시인이라면 

저마다 詩作의 철학이 있을 것이다. 화자는 바람과 갈대의 관계를 통해 詩가 그의 삶에 어떤 의미인지를 

보여준다. 고요의 백지장에 쓰는 바람의 유서 같은 詩가 명편이 되어 죽었던 영혼까지 흔드는 경지에 

이른 환희, 그런 詩 같은 인생이라면 후회도 회한도 없으리. 그것은 모든 시인이 갈망하는 지점인지도 

모른다. 인생의 찬란한 황혼을 바라보며 차곡차곡 그려가는 시인의 붓이 숙연하다.
 얼마 전 또 하나의 시집 『목마른 돌』을 출간한 시인의 길에 날마다 햇살 가득하기를 비는 마음이다.





글 : 최   한  나 (시인)


--------------------------------------------

    • 글자 크기
콩짜개란 시와 시평 "칸나를 위한 변명"

댓글 달기

댓글 4
  • 이렇게 쓰는게 시 이군요!

    가슴이 서늘하여져 멍하니 비게 되는듯하네요.

    형준샘의 또 다른 강의를 듣는거 같아 감사함만 가득!


  • 이난순님께
    배형준글쓴이
    2022.2.2 18:43 댓글추천 0비추천 0

    저 고요의 백지장에 

    바람이 쓰는 유서를 정독하지 못하니

    요모양 요꼴로 살고 있지요. ^*^

  • 시도 때도없이 부는 바람은

    각성하라고 삶의 숨결을

    부추기는 잔소리 같습니다



  • 강창오님께
    배형준글쓴이
    2022.2.3 16:41 댓글추천 0비추천 0
    감흥의 댓글 감사합니다. ^*^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49 질문 시/ 나태주 시평/김현욱8 2022.09.22 71
48 코로나 19와 우리는8 2022.05.04 55
47 태산목이 전하는 향기12 2022.03.01 57
46 물봉선화8 2022.02.14 37
45 흔들리는 쥐똥나무12 2022.02.04 38
44 콩짜개란11 2022.02.02 39
시와 시평, 서시 / 시 나석중, 시평 최한나4 2022.02.02 23
42 시와 시평 "칸나를 위한 변명"10 2022.01.26 61
41 풍접초7 2022.01.22 22
40 부레옥잠화10 2022.01.17 37
39 쇠비름6 2022.01.10 35
38 너도바람꽃이 전하는 말 2019.06.10 40
37 너도바람꽃 2019.06.10 54
36 만두2 2019.01.22 60
35 생강꽃 2019.01.22 51
34 도라지꽃2 2019.01.16 109
33 등골나물꽃 2019.01.16 38
32 유홍초꽃 2019.01.16 29
31 꽃향유2 2018.11.02 2895
30 시계초꽃2 2018.10.15 63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