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이한기
- 국가유공자
- 계간 미주문학 등단
- 미주한국문인협회원
- 애틀랜타문학회원

가야왕국(伽倻王國)

이한기2023.10.22 12:38조회 수 62댓글 0

    • 글자 크기

           가야왕국(伽倻王國) 

                                       淸風軒   

 

거의 반세기 전, 내 젊은 시절,

경남 합천과 경북 성주에 걸쳐

있는 가야산(伽倻山)에서

1년간 '가야왕국'을 다스렸다.

 

9부 능선 윗쪽 산마루 일대가

왕국의 영토며 백성은 약 70명,

왕국의 주권은 왕국의 백성

외에는 출입을 통제하는 출입

통제권과 중요 군사시설

관리및 운용권이었다.

나는 왕이었고 가야왕국에 대해

무한첵임(無限責任)을 지고

있는 지휘자(指揮者)였다.

 

한반도 남부 내륙(內陸)에 위치한

해발(海拔) 1,443 Meter인

가야산, 산소가 조금 희박한

공기를 마시며 생활하였다.

1기압 미만이라 늘 설익은 밥과

국을 먹는 것이 고역이었다.

그러나 다행하게도 바위로 된

주봉(主峰)인 상왕봉 밑에서

솟아나는 약수(藥水)를 마음껏

마실 수 있었다.

 

가야산은 소백산맥 대덕산

줄기에 속하며 2개 도와 3개

군의 경계선이 산마루를 가른다.

덕분에 나는 하루에도 수차례

2개 도, 3개 군을 넘나들었다.

 

경남 합천 쪽에서 올라오는 남쪽

등산로의 입구에는 대한민국

3대 사찰 가운데 하나이며 대한

불교 조계종 해인총림의 본사며

국보 제32호'팔만대장경'을

소장한  '가야산 해인사'가 있다.

 

대한민국 제9호 국랍공원인

가야산의 주봉(主峰)인 상왕봉에

오르면 동북으로 대구의 팔공산,

비슬산, 동남쪽으로 밀양, 청도,

울산의 영남알프스의 최고봉인 

가지산, 남쪽으로는 진해의

불모산, 남서쪽으로는 지리산

천왕봉, 노고단, 반야봉,

서쪽으로는 전북 무주와 장수의

덕유산, 북쪽으로는 경북 구미의

금오산, 경북 영주의 소백산 등

고산준봉(高山峻峰)들이 펼치는

대자연의 장엄(莊嚴)한 풍광

(風光)은 가히 외경(畏敬).스럽기

까지 하였다.

 

맑은 날 해돋이와 석양(夕陽)은 

가히 천하 절경(絶景)이며 대구와

구미의 야경(夜景) 또한 황홀경

(恍惚境)이었다.

총총한 밤하늘의 별들, 손에

잡힐듯 머리 위에 걸쳐 있는

은하수, 하늘을 가르는 별똥별은

산 위의 왕국생활에서 외로움을

달래 주었다.

연중 240일 가량은 구름이 발

아래로 흐르고 120일 정도 고마운

햇빛을 쬘수 있었다.

특히 겨울엔 눈이 많이 내리고

영하23도까지 내려가는 혹한으로

옹달샘의 약수는 꽁꽁 얼어붙어

눈을 녹여 식수와 생활용수로 쓴다.

 

세월이 흘러 4반세기 전에 경남

진주의 국립경상대학교에서 3년

동안 근무할 기회가 있었다.

왕좌에서 물러난지 25년이 지난

1997년의 가을에 30여 학생들과

험께 한 차례 가야산 등반 기회를

가져 사라진 왕국을 회상하는

귀한 시간을 가졌다.

이 등반이 가야왕국, 가야산과의

마지막 만남이었다.

 

나의 젊은 시절, 숱한 애환을

간직하고 있는 '가야왕국'은

1973년 군사시설 철수로

멸망하였다.

산새소리와 바람소리 그리고

대자연의 장엄한 '파노라마'와

함께  '가야왕국'에서 왕노릇

하였던 생활 하나하나가 오래

전부터 이역만리(異域萬里)

에서  살아가는 지금까지도

마냥 그립기만 하다.

 

<글쓴이 Note>

     * 팔공산  :  1,193 Meter

     * 비슬산  :  1,084 Meter

     * 가지산  :  1,240 Meter

     * 불모산  :  801 Meter

     * 금오산  :  976 Meter

     * 지리산  :  1,915 Meter

     * 덕유산  :  1,614 Meter

     * 소백산  :  1,439 Meter

     *[해발(海拔, Sea Level)]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181 상족암(床足巖)의 발자국 2023.11.03 106
180 겨울의 전령사(傳令使) 2023.11.03 153
179 정월대보름 1 2023.11.01 88
178 하조대(河趙臺) 2023.11.01 84
177 돌아가는 길이 지름길 2023.10.31 94
176 동래불사동(冬來不似冬) 2023.10.30 77
175 시월의 끝자락에서 2023.10.30 66
174 제72주년 6.25사변 2023.10.30 58
173 개떡 타령 2023.10.30 67
172 가을의 철학(哲學) 2023.10.29 63
171 아옹다옹 2023.10.28 63
170 자빠졌네! 2023.10.28 65
169 간구(懇求) 2023.10.27 60
168 수굼포 2023.10.27 56
167 쑤구려! 2023.10.27 60
166 이별가(離別歌) 2023.10.26 58
165 미국의 민군관계(民軍關係) 2023.10.26 57
164 가는 광음(光陰) 어이하리! 2023.10.25 65
163 머릿속의 사진(寫眞) 한 장 2023.10.24 71
162 먹이 일별(一瞥) 2023.10.23 70
이전 1 ... 3 4 5 6 7 8 9 10 11 12... 17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