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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락된 과식/나희덕

keyjohn2022.03.25 16:23조회 수 59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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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먹음직스러운 햇빛이 가득한 건
근래 보기 드문 일

오랜 허기를 채우려고
맨발 몇이
봄날 오후 산자락에 누워 있다

먹어도 먹어도 배부르지 않은 햇빛을
연초록 잎들이 그렇게 하듯이
핥아 먹고 빨아 먹고 꼭꼭 씹어도 먹고
허천난 듯 먹고 마셔 댔지만

그래도 남아도는 열두 광주리의 햇빛!

* 옮긴이 노트
한약처럼 오래 끊여 불린 누룽지에
고춧가루가 범벅인 부추 김치를 겯들여 흡족한 점심을 먹고
커피까지 후루룩 거리며 마시고 나니 
배부른 돼지가 된 듯 약간은 불만족스러운 기분이다.
 연초록 잎들이 흔들리는 것이 느린 TV 화면처럼 보이는 것은
노안 탓이겠지만 몽환적인 이어서 색다르다.
행복과 불행 사이의 불투명한 기분도 나쁘지 않은 오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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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객(俠客) (by 이한기) 향수 - 정지용- (by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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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9
  • 2022.3.25 18:22 댓글추천 0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데 

    배불리 드시고 커피까지

    한 잔 하셨으니 부러울게

    없지요.

    햇빛도 과식하면 좋은 것이

    아니라던데 배불리 먹고도 

    12 광주리----

    좋은 글 즐감! 감사합니다.

    '까칠이' 퇴장합니다^^^

  • 이한기님께
    keyjohn글쓴이
    2022.3.26 12:11 댓글추천 0

    제 식상한 '먹는 타령'에 추임새 넣어 주심에 기뻐요 ㅎㅎ


    '광주리'란 말이 참으로 곱네요.

  • 2022.3.26 11:58 댓글추천 0

    나중에 소처럼 masticating 할 망정 그래도 많이 많이드세요.

    곧 또 없어져서 몇날이구 허기질지 모르니까요.

  • 강창오님께
    keyjohn글쓴이
    2022.3.26 12:15 댓글추천 0

    네 궂은 날에 대비에

    양분을 비축해 두는 것이 현명할 듯 해요.


    창오님 덕분에 chew에서 masticating으로 업그레이드 되는 뿌듯한 느낌 ㅎㅎ

  • 2022.3.26 12:33 댓글추천 0

    chewing 은 우리도 할 수 있지만 특히 소같은 초식동물에 두고 두고 씹는 masticating 을 쓰거든요. 죄송 덧붙힌 설명에...

  • 강창오님께
    2022.3.26 13:52 댓글추천 0

    Masticating!

    되새김?

    반추反芻?


  • 2022.3.27 00:08 댓글추천 0

    지난 펜데믹 때

    저야 말로 허락된 과식으로

    과(?)체중이 될뻔한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그 때 저도 나희덕님의

    "허락된 과식"을 읽었더랬어요

    ㅎㅎㅎ


    https://blog.daum.net/sylviapark/8888449

  • 송원님께
    keyjohn글쓴이
    2022.3.27 10:04 댓글추천 0

    프시케님 카페에 

    커피나 한 잔 하러 들렀더니

    맛깔스러운 핫윙도 있어서

    푸짐한 마음!!

  • keyjohn님께
    2022.3.27 12:34 댓글추천 0

    ㅎㅎㅎ 

    지난 펜데믹엔

    정말 오랜만에 

    허락된 과식(?) 을 마음껏 했던

    딸과 함께 요리를 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커피를 못드려서 죄송합니다

    핫윙이라도 많이 드시고 가셨겟지요?

    ㅎㅎㅎ

    적어도 저와 딸이 만든 음식이니

    안전할 겁니다

    ㅎㅎㅎ

    감사합니다 총무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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