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womansense.co.kr/woman/article/55421
기사 원문을 읽으시고 싶으신 분은 위의 링크를 클릭하신 후 읽으실 수 있습니다
나의 양 떼들
신달자
수심이랄까 근심이랄까 상심이랄까
아픔과 시련과 고통과 신음과 통증들은
모두 나의 양 떼들이라
나는 이 양들을 몰고 먹이를 주는 목동
때로는 헐떡이며 높은 언덕으로 더불어 오르면
나보다 먼저 가는 양 떼들이 있지
아픔과 시련은 아슬아슬한 절벽 끝을 걷고
신음과 통증은 목동의 등을 타고 올라
채찍질을 하기도 하지
다시 암 진단을 받았어?
무섬증과 외로움이 격투를 벌이다가 서로 껴안는 거 본다
자 집으로 가자
어둠이 내리면 나는 양 떼들을 업고 목에 두르고 겨드랑에도 끼우며
우르르 모아서 잃은 양 없이 집에 들어가 가지런하게 함께 눕는다
오늘도 양의 숫자는 늘어났지만 모두 하나인 양 다정하게 안아 준다
오늘을 사랑하기 위하여 양 떼들을 달래기 위하여
내 거칠고 깡마른 생을 어루만지기 위하여.
ㅡ계간 《서정시학》(2022, 가을호)
2024년 2월 9일 금요일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