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월의 환희
이해인
깊은 동굴 속에 엎디어 있던
내 무의식의 기도가
해와 바람에 씻겨
얼굴을 드는 4월
산기슭마다 쏟아 놓은
진달래꽃 웃음소리
설레이는 가슴은 바다로 뛴다
나를 위해 목숨을 버린
사랑을 향해 바위끝에 부서지는 그리움의 파도
못자국 선연한
당신의 손을 볼 제
남루했던 내 믿음은
새 옷을 갈아 입고
이웃을 불러모아
일제히 춤을 추는
풀잎들의 무도회
나는
어디서나 당신을 본다
우주의 환희로 이은
아름다운 상흔을
눈 비비며 들여다본다
하찮은 일로 몸살하며
늪으로 침몰했던
초조한 기다림이
이제는 행복한
별이되어 승천한다
알렐루야 알렐루야
부활하신 당신 앞에
숙명처럼 돌아와
진달래 꽃빛 짙은
사랑을 고백한다
2024년 4월 11일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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