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자유 게시판에는 자유롭게 글을 올릴 수 있지만 다른 사람의 비방이나 험담은 자제 해주시기 바랍니다

새들은 이곳에 집을 짓지 않는다 - 이성복-

관리자2024.01.02 19:12조회 수 12추천 수 1댓글 0

    • 글자 크기

 

 

 

새들은 이곳에 집을 짓지 않는다

 

- 이 성복-

 

 아무도 믿지 않는 허술한 기다림의 세월 

순간순간 죄는 색깔을 바꾸었지만 

우리는 알아채지 못했다 

 

아무도 믿지 않는 허술한 기다림의 세월 

아파트의 기저귀가 壽衣처럼 바람에 날릴 때 

때로 우리 머릿 속의 흔들리기도 하던 그네, 

새들은 이곳에 집을 짓지 않는다 

 

아파트의 기저귀가 壽衣처럼 바람에 날릴 때 

길바닥 돌 틈의 풀은 목이 마르고 

풀은 草綠의 고향으로 손 흔들며 가고 

먼지 바람이 길 위를 휩쓸었다 풀은 몹시 목이 마르고 

 

먼지 바람이 길 위를 휩쓸었다 황황히, 

가슴 조이며 아이들은 도시로 가고 

지친 사내들은 처진 어깨로 돌아오고 

지금 빛이 안드는 골방에서 창녀들은 손금을 볼지 모른다 

 

아무도 믿지 않는 허술한 기다림의 세월 

물 밑 송사리떼는 말이 없고, 

새들은 이곳에 집을 짓지 않는다

 

 

 

 

2024년 1월 2일 화요일

 

 

 

 

 

    • 글자 크기
문인과의 차 한 잔 ⑤ ‘불가능’의 詩學을 탐구하는 시인 이성복 (by 관리자) 남해금산 - 이 성복- (by 관리자)

댓글 달기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83 비오는 날의 기도 - 양광모- 송원 2024.01.09 11
182 거리에 소리 없이 비 내리네 - 아르띄르 랭보- 관리자 2024.01.09 9
181 My life has been the poem.... 관리자 2024.01.09 7
180 [하이쿠}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번개를 보면서도 삶이 한 순간이라는 걸 모르다니! 관리자 2024.01.08 8
179 배웅 - 노노족 김상호- 관리자 2024.01.08 4
178 코미디언 양세형, 시인으로 인정받았다…첫 시집 '별의 집' 베스트셀러 기록 관리자 2024.01.08 6
177 그대여서/ 이명길 이한기 2024.01.07 35
176 살아가며 - 노노족 김상호- 관리자 2024.01.07 12
175 겨울 안개 - 안길선 - 이한기 2024.01.06 49
174 세월아 - 피 천득- 관리자 2024.01.06 27
173 최악의 악은 사람이다 - 김동진- 관리자 2024.01.06 23
172 답설야중거(踏雪野中去) 이한기 2024.01.05 60
171 새해 아침의 기도 - 김 남조 - Happy New Year ! 송원 2024.01.04 26
170 하루가 산다/김준철 이한기 2024.01.04 74
169 나무 - 조이스 킬머- 관리자 2024.01.03 16
168 쓸쓸한 여름 - 나 태주- 송원 2024.01.03 30
167 새해를 맞는 노년의 연애 이한기 2024.01.03 52
166 문인과의 차 한 잔 ⑤ ‘불가능’의 詩學을 탐구하는 시인 이성복 관리자 2024.01.02 3
새들은 이곳에 집을 짓지 않는다 - 이성복- 관리자 2024.01.02 12
164 남해금산 - 이 성복- 관리자 2024.01.02 2
이전 1 ...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5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