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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이별, 죽음- 인도 록파족

관리자2024.04.15 16:48조회 수 6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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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이별, 죽음  - 인도 록파족

 

 

인도의 수도 뉴델리에서 나흘을 자동차로

꼬박 달려서 도착한 인도의 서북부의 히말라야.

 

자동차 길로는 세계에서 두번째로 높다는 해발 5360m 의 타그랑 고개.

지대가 높아 아무것도 자랄 수없고 산소가 적어 숨쉬기도 힘든 언덕 너머에

2000년동안 이곳을 지켜온 부족이 있다.

 

영하40도의 날씨를 견디도록 집은 돌로 쌓았는데 록파족은 겨울철인 10월에서 3월까지만

이곳에서 생활하고 나머지의 반년은 자그만치 12번이나 가축들을 몰고 풀을 찿아 떠돈다.

척박한 환경에 적응하며 살아가는 그들.

의식주 모두가 열악하기 짝이없다.

 

3월말 봄이되면 그들은 가축의 방목을 위해 겨울을 보낸 돌집을 나선다.

 

남자들을 이삿짐을 싸고 여자는 가는 도중 먹을 음식을 마련라는데

시아버지인 78살의 노인은 성치못한 몸을 지팡이에 의지한채 시무룩하다.

 

물이 있는 다른 정착지까지는 대략40-80km, 움직임이 더딘 고산지대여서

사흘을 꼬박 걸어야한다.

 

하지만 팔순을 바라보는 노인은 오늘 가족과 함께 떠나지 않는다.

이젠 너무 늙어 몇일씩 걷기에는 힘이 부치기 때문이다.

 

세월을 이길 수없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공평한 자연의 순리.

자식들은 노인을 위해 혼자지낼 텐트와 두툼한 옷을 준비한다.

 

 

버터차와 밀가루빵등…. 한달치 식량을 두고 떠나는데, 다시 돌아왔을 때 

노인이 살아있으면 또 한달치를 마련해 준다고 한다.

그러나 결코 한달을 넘게 살 수있는 형편은 아니었다.

 

이 고독한 죽음의식은 노인과 가족간의 타협이 아니다.

힘든 이동을 거듭해야하는 고산지대의 오랜 풍습으로 노인 스스로의 결정과

가족들의 수긍이 만든 고립이고 헤어짐이다.

 

손자에게 마지막 차를 대접받는 노인은 착잡한 표정을 짓고

아들과 손자는 울음을 삼킨다.

 

정든 사람과의 이별을 두고, 18 살의 손자가 울음을 터뜨리자

52 살의 아들도 걸음이 휘청거린다.

 

긴 인연에 비해 짧은 이별, 노인은 모든 걸 마음으로 받아들인다.

 

심경을 묻는 기자에게, ” 나도 27년전에 아버지를 이렇게 이별했다.

자식들을 탓하지 않는다. 행복하기만 빌 뿐이다.“

라고 노인은 담담히 말한다.

 

가축들을 앞세우고 멀어져 가는 자식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노인응 자리에 눕는다.

무거운 정적이 내려 앉는다.

 

몸을 티베트 말로 ‘ 루’라고 하는데 이 말은 두고 가는 것이라는 뜻이다.

 

이들은 평생 떠남에 익숙하다. 헤어짐도 마찬가지다.

생명이 남아있는 부모를 저승으로 보내는 것도 이승의 인연으로 받아들인다. ”

 

“ 죽음을 배우라 그래야만 삶을 배울것이다.”

 

상대가 의식은 있으나 말을할 수없을 떄

이 세상에서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을 한 적이있는가?

 

좋은 추억이 많을 수록……

같이 어려움을 헤쳐 나왔을 수록…….

감사함이 사무치게 많을수록…….

이별은 더 어렵다.

세월이 흘러도 못하는 수도있다.

 

이 모든 남의 이야기가 바뀌어 나의 이야기가 될때 

부디 좋은 추억으로 남기를 바란다.

 

여호와여 나의 종말과 연한의 어떠함을 알게하사 

나로 나의 연약함을 알게 하소서.                 

 

  시 39:4

 

 

2024년 4월 15일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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