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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가람 이병기

이한기2023.10.12 21:26조회 수 51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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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별

 

바람이 서늘도 하여 뜰앞에 나섰더니

서산머리에 하늘은 구름을 벗어나고

산뜻한 초사흘 달이 별함께 나오더라 

 

달은 넘어가고 별만 서로 반짝인다

저 별은 뉘 별이며 내 별 또 어느게요

잠자코 홀로 서서 별을 헤어보노라 

 

                --가람 이병기--

 

서늘한 가을 초저녁에 바람을 쐬러 뜰

앞에 홀로 나와 서녘하늘에는 구름이

걷히고 나타나는 초사흘달(초승달)과

반짝이는 별들을 바라본다.

한폭의 아름다운 풍경화(風景畵)가

눈앞에 펼쳐진 듯 서경적(敍景的)이며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일렁이는 가을의

정취(情趣)가 분수(噴水)처럼 뿜어

나오는 서정적(抒情的)인 시조(時調)

라고 느껴진다.

 

세상살이 번민(煩悶)을 훌훌 털어내고

동심(童心)으로 돌아가 푸른 밤하늘을

아름답게 수(繡)놓은 별들을 한 동안

헤아리다 어느새 무념무상(無念無想)

의 별나라 뜰 앞에 서있었으리라.

 

내일(9월 23일)은 가을이 시작되는

추분(秋分)이다.

저녁엔 제법 바람이 서늘하고 하늘도

꽤 높아졌다.

초저녁 하늘 한 가운데 나온 반달을

바라보며 맑고 선선한 가을을 맞이

하자.

이 가을에는 부디 부질없는 속앓일랑

하지말자.

 

이 시조를 가사로 한 '이수인'의 가곡

'별'이 널리 애창(愛唱)되고 있다.

 

<글쓴이 Note>

가람 이병기(1891~1968) : 전북 익산 출생,

본관(本貫)은 연안(延安),  한성사범학교

졸업, 독립유공자, 교육자, 국문학자, 시조

시인이며 서울대 교수,학술원 회원, 국방부

전사(戰史)편찬위원장을 역임.

문화포장(文化褒章) 수훈, 학술원 공로상

수상. 건국훈장(建國勳章) 애국장(愛國章)

추서(追敍).

저서로는 국문학전사(全史), 국문학개론,

가람문선(文選), 가람시조집 등이 있다.

 

                 종우(宗愚)이한기

          (미주한국문인협회 회원)

 

*Atlanta 한국일보 게재.

    (2023년 9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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