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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복희
-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연극영화과 졸업
- CBS 제1기 성우, TBC 제1기 성우
- 1996년 수필공원 초회추천
- 대한민국 연극제 여우주연상, 동아일보 연극상 여우주연상, 백상예술상 여우주연상 수상
- 연극, TV, 영화 연기자 협회 회원,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여고 동창 이경숙/김복희 (문학회 6월 숙제 1)

왕자2017.05.09 17:40조회 수 61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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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고 동창 이경숙 /김복희


십년이 훨 지난 얘기다.

경기도 성환에 사는 꽃꽂이 회장이 중학교 시절 나와 짝궁였었다 면서 꼭 나를 만나려 한다는 얘기를 몇 몇 지인으로부터 들었었다.

중학교 1학년 짝궁은 김경자였으며 별명은 호호경자였다. 어른이 되어서는 약사로 살다가 자살을 했고

2학년 짝궁은 얌전이 박정애 였으며 여고 교사로 있다가 지금은 LA에 살며 아직도 연락을 하고 지낸다.

3학년 때는 새학기에 바로 6.25 사변이 났다. 학교를 안가니 짝꿍을 기억못하지만 이름이 이경숙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 경숙이 남편이 오래전 하늘나라로 떠나고 장 때 같던 큰 아들을 사고로 잃고는 망각의 여로를 헤매며 지나다가 정신이 돌아왔다는데 TV에서 나를 보고는 아련히 중학교시절 짝궁이라고 떠 올랐다는것이다. 얼굴은 기억 없지만 경숙에게 전화를 하였다. 동기 중에 무용으로 유명한 친구이름을 대며 알겠냐고 해도 오직 김복희 만 생각난다고 한다. 대학은 숙대를 졸업한 것도 그 지음에 생각났다고 하는 것이다.

이경숙과 몇 번 통화를 하며 겨우 시간을 맞춰 강남 신세계 백화점 식당가 8층 에레베이터 문 앞에서 만나기로 하였다. 정각에 도착하여 마음을 진정하고 에레베이터를 탔다.

8층에서 문이 열리여 앞을 보니 모교 교화인 백합꽃을 한 다발 안고 의자에 앉아 고개를 숙인 여인을 발견하였다.

아 ! 백합 ..가슴이 뭉클 .. 한다.

그 앞에 닥아 서서“경숙아~” 라며 그의 손을 잡았다. 아! 50여년 만인데 얼굴이 생각난다.

일학년 우리 반에서 제일 앞에 앉았던 토끼 같은 소녀였다. 늘 웃으며 나를 좋아했었다. 어딘가 시골아이 같았고 ..담임 선생님은 별명이 '말코' 였다고 하니 기억을 하는것도 같았다.

“너같이 작은 애가 어째 내 짝이야? ”

“ 몰라, 나는 왜 니가 내 짝이라고 생각했니?”

몇 시간 동안 얘기를 나누었다.

점심을 먹고 큰 백합 꽃다발을 받고 헤어졌다.

그후

함께 해외 국제동창회도 참석하고 여행도 다니고 친하게 지냈다.

경숙은 차차 과거를 기억하게 되었고 이제는 건강하여 운동도 하며

어려서부터 섬기던 교회에서 원로 권사님으로 인자한 할머니가 되어있다.

내가 이민을 떠날 때는 누구보다 이별을 서러워했다. 헤어지며 그가 선물한 2인용 전기담요는 아직도 말짱하여 매일 잘 쓰고 있다.

고국을 방문하게 되면 고속 터미널에서 성환 까지 버스를 타고 가서 만난다. 매번 극진한 대접을 해주어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고생스레 전철 타지 말고 택시 타라며 용돈도 듬뿍씩 쥐어준다.

요즘도 무엇이 필요하니? 라며 매년 몇 번씩 비싼 송료를 지불하며 김과 고춧가루 등을 보내온다. 솜씨 없는 내 김치를 지인들이 칭찬해 주는 것은 순전히 경숙이가 보내온 양질의 고춧가루 덕인 것으로 안다. 며칠 전엔 여기는 어느새 뜨겁다고 하니 한국에서 여인들이 유행으로 쓰고 다니는‘선 캡을 (sun cap) 보내왔는데 너무 비싼 것이라 깜짝 놀랐다. 이걸 쓰면 네 덕에 난 아틀란타의 여왕 같다고 했다. 죽을 때 관속에 누워 쓰고 가겠다고 친구를 웃겼다.

필요한 것 있으면 또 보낸다 하지만 이제 우린 늙어 필요한 것이 뭐가 있겠냐고 거절 한다.

경숙이 말이 어린 시절 성환 시골에서 나름대로 공부를 잘해서 서울 우리학교로 유학을 가서 나를 만났다고 하나님께 감사한다고 한다. ㅋㅌ으로 기도문을 부지런히 보내 주며 영의 양식을 열심히 공급해준다. 이웃에선 내가 인복이 많다고 부러워들 한다.

(6월 문학회 숙제. 1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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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과 통화 후 / 김복희 가계부 졸업 /김복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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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5
  • 모범생 선배님

    참으로 반듯하게 사시는 듯해요

    모임에서 파격적인 언사로 좌중의  골을 때리는 경향이 있긴하지만...ㅋㅋㅋ

    참으로 좋은 친구분들이 계셔서 다행이예요.


    편안한 저녁되삼.

  • 왕자글쓴이
    2017.5.9 17:58 댓글추천 0비추천 0

    기정씨는 왜 나를 웃기다 울리다 하는거야?


    이번 주일엔 '미리 마더즈 데이' 선물 핑크


    카네에션을 달고 교회간다구요 예쁘겠지요?


  • 왕자님께

    두번째 숙제 아드님과 통화

    가슴이 아팠어요

    자식이나 부모에게서 마져 기대를 버려야 한다는 것이 절망스럽지만

    그런 위로밖에 드릴게 없네요.

    기대없음'= '절망없음' 공식이 전 좋아요


    '꼬꾸라져 울었다'

    지난 20년 동안 또 앞으로도 한 20년은  가장 슬픈 표현으로 기억될 듯해요


    편안한 하루되삼!!!

  • 선생님. 어쩜 그렇게 세세한것들도 다 기억하세요?

    그리고 때론 귀챦으실텐데 주위인들을 배려하시는 모습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예쁜 카네이션보다 더 예쁘신 선생님 홧팅!!!

  • 왕자글쓴이
    2017.5.10 11:26 댓글추천 0비추천 0

    '아들과 통화 후' 새벽에 일어나 삭제 했어요  에미 맘이겠지요


    읽으며 자꾸 울게 되는것도 싫고  그런글을 남기는게 아들에게도 미안하고 ..

         *     *

    옛 일을 세세하게 기억하고 있는것도 병이지요? 


    그런데 나보다 더 옛일을 기억하는 친구가 있어 두손 들었다오 ㅋㅋ


    더러더러 파편처럼 기억하고있어요 내손의 잔금이 많아서라고들 하지요 ㅎㅎㅎ  댓글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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