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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복희
-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연극영화과 졸업
- CBS 제1기 성우, TBC 제1기 성우
- 1996년 수필공원 초회추천
- 대한민국 연극제 여우주연상, 동아일보 연극상 여우주연상, 백상예술상 여우주연상 수상
- 연극, TV, 영화 연기자 협회 회원,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이별뒤에 만남/김복희

왕자2017.10.18 12:01조회 수 89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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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 뒤에 만남 /김복희

2009년 5월 한국학교 선생 시절 내가 담임을 맡았던 주영이네 가족이

돌연 한국으로 되돌아가는 사건이 생겼다

정이 들어 헤어지는 것이 견딜 수 없이 슬펐다

주영이 초등 4학년이었다.

목사님 가족이었는데 다시 올 것이라 했지만 7년 동안을 고국에서 오지 못했다

그 애가 보고 싶어 간간히 이-메일도 보냈고 잠간씩 서울을 다녀왔지만 경상도에 살고 있어 찾아가지는 못하였다

주영이가 떠나던 해 스승의 날 내게 선물한 유리그릇은 깨질세라 아직도 간직하고 사탕그릇으로 사용하고 있다 드디어 7년 후 주영이네가 LA로 이사를 왔다 사진을 보니 주영이가 많이 커서 고등학생이 되었고 처녀티가 나는 미인이 되었다 언제인가 만나러 가려했지만 쉽지가 않았다

엄마보다도 선생님을 더 좋아한다고는 했지만 이제야 10년 가까이 못 보았으니 잊을 만도 하리라 생각 했다

지난주에 서울서 30년 전에 헤어진 고등학교시절 친구를 만나러 잠간 켈포니아로 갔다

주영이 에게도 연락을 하였다 털복숭이 같던 어린 주영이가 대학생이 되어 나 있는 곳 까지 차를 몰고 왔다 얼마나 기특하던지...

알바를 하며 모은 돈으로 선생님 선물까지 사 갖고..

예쁜 카드는 구구절절 선생 그리워하며 살았다는 말과 이제는 감사 할 뿐이라는 내용.. 눈물이 가려서 읽을 수가 없었다.

10년전 아틀란타 연극협회 연극 ‘어머니’ 공연 때 작은 손으로 꽃다발을 안고 수줍게 무대 뒤로 오던 어린 주영이가 나보다 더 커서 어른처럼 내 앞에 나타나 지난 얘기를 꺼낸다.

한국으로 돌아 갈 때 어려서 아무 영문도 모르고 부모님 따라 비행기를 타고 이륙하는 순간에 이제 선생님을 볼 수가 없을 거라는 생각에 하염없이 슬퍼서 울었었다는 얘기를 차마 듣지 못하고 그때를 상상하며 나도 그만 눈물을 흘렸다

어려서 한국학교에 가는 토요일만 기다렸다고 한다. 스페셜 시간에 연극을 가르쳤는데 얼마나 즐겁던지

지금까지 그런 수업은 받아보지 못했다며 내가 너무 좋았다고 한다.

주영이 언니 성적이 전교 수석이었고 주영이는 그만큼 공부를 하지 못했다

그러나 순진하고 인간성이 좋아 친구들 좋아하고 선생님 말씀 잘 듣고 주영이는 다른 선생님들에게도 사랑을 많이 받았다

방학식 행사에 난타 공연을 했는데 몇 달 연습을 하고 학생들이 모두 열심히 땀 흘려가며 공연을 썩 잘했다 그 연습 과정을 일일이 기억하며 친구들의 얘기를 하는데 주영이 얼굴이 주홍빛을 띄운다. 너무 사랑스러웠다

나름대로 열심히 지도 했지만 잊지 않고 선생을 존경하고 좋아해 주니 교사생활이 보람이 있었구나 가슴이 벅 차 올랐다

둘이 사진을 찍었다 손녀 같던 제자가 처녀가 되어 살짝 화장기도 보여 얼마나 예쁘던지

방학 동안에 꼭 내 집에 오겠다고 한다. 여긴 어린 시절 친구들도 있고 추억이 많은 곳이라 오고 싶을 것이다 꼭 다녀가도록 하겠다. 내가 어려서 자란 고향은 강원도 평강, 북에 있어 못가지만 서울 가면 내가 다니던 남정 초등학교 운동장에 들어가 걸어보고 싶고 지금은 안 계신 스승님들을 그리어보며 저 세상에 계신 스승님의 명복을 빌어드리고 싶다

올 가을은 내 생애 기쁜 일이 몇 번 있었다 아직은 여행 할수 있는 건강을 갖고 있음이 감사하고 높 푸른 가을 하늘 처럼 내 마음이 푸르기만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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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소드, 단풍구경/김복희 마지막 공연처럼/김복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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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 왕자글쓴이
    2017.10.18 22:22 댓글추천 0비추천 0

    2007년 9월 아틀란타 씨빅센터에서 '어머니' 공연후 무대 뒤에서 주영이와


     --10년 후 상봉-- 


    2017년 10월 그리운 주영이 대학생이 되어 다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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