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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복희
-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연극영화과 졸업
- CBS 제1기 성우, TBC 제1기 성우
- 1996년 수필공원 초회추천
- 대한민국 연극제 여우주연상, 동아일보 연극상 여우주연상, 백상예술상 여우주연상 수상
- 연극, TV, 영화 연기자 협회 회원,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어버이 날 /김복희

왕자2016.04.13 13:52조회 수 63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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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할머니 (어버이 날)  / 김복희

첫 손녀가 태어나자 할머니 할아버지는 서로 안아주시겠다고

안방에서 자주 가벼운 다툼을 하셨다고 들었다.

아들만 셋 키우셨고 맏손녀로 내가 태어나자 엄마에게서 나를 빼앗아

할머니 방에서 키우시며 젖 먹을 때만 며느리를 부르셨다고 한다.

배가 많이 고파야만 잠깐 울고 순둥이라 잠만 자는 애기가 너무 보고 싶어 부른 젖을 감싸고

방문 앞에서 서성이었다고 하였다 .

엄마는 그 얘기를 하며 목이 메었고 덩달아 나는 할머니를 미워하는 척 했지만 그래도 나는

 할머니가 좋았다.


엄마 방에선 은은한 화장품 냄새가 나서 싱그러웠고 방이 넓고 커서 좋았다. 가끔 저녁에 베개를 들고 마루에서 뛰어내려 한달음에 엄마 방으로 달려가기도 했다. 그러나 아침에 눈을 뜨면 할머니 방이었고 내 머리를 쓰다듬고 계신 할머니의 냄 세가 났다. 

 

8.15. 해방이 되면서 소련군이 들어오자 부모님과 동생은 38선 넘어 서울로 남하 하였고 일꾼과 할머니와 나만 고향에 남았다. 초등학생이던 나는 할머니가 보내지 않아서 생이별한 엄마아버지와  동생이 그리워 매일 밤 이불속에서 몰래 울었었다.

엄마는 서울에서  인편으로 내가 좋아하는 뜨개질 털실과 태극기가 그려진 '은반지'를

보내왔다.

나는 헤어진 내 동생을 생각하며 울며 양말을 여러 켤레 떴다.

할머니는 친구 분들에게 열 살 손녀 솜씨를 자랑하시며 늘 대견해 하셨다.

매일 엄마에게 가고 싶어 궁리를 많이 했다. 어느 날 밤 자는 척 하다가

잠꼬대 하듯 '엄마~ 엄마~' 를 울며 불렀다.   연기를 하였던 것이다.

그날 이후 할머니는 마음 아파하시며 안내자를 물색 하고 일꾼을 시켜 조심스럽게 

 나를 이남으로 보내기로 하셨다.

내가 떠나는 날 까지 며칠 간를 많이 우셨다. 다음 해 할머니도 무사히 서울로 오셔서 나는

결혼할 때 까지 참 많은 사랑을 받았다.


 배우가 된 후 노역을 할 때 마다 할머니를 연상하며 연기를 했다. 효자였던 친정아버지와 작은 아버지는  TV 드라마를 보시며

'너는 할머니를 많이 닮았어' 라고 하시며 돌아가신 할머니를 그리워 하셨다.

어버이 날 이면 부모님 보다 나만 무조건 사랑하신 할머니 생각이 더 간절하다.

요즘도 가끔 할머니 꿈을 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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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 /김복희 반가운 목소리 /김복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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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 할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그 만큼 크시다는....

    이해해요.



  • 왕자글쓴이
    2016.4.14 12:55 댓글추천 0비추천 0

    글을 너무 빨리 올려서


    후회스러웠어요


    임후배 댓글이 지워질까 두려워서 삭제 못하고 다시 썼다오 ㅎㅎ


    그래봐야 거기서 거기것만


    외롭지 않게 관심 갖어주어 땡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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