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김복희
-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연극영화과 졸업
- CBS 제1기 성우, TBC 제1기 성우
- 1996년 수필공원 초회추천
- 대한민국 연극제 여우주연상, 동아일보 연극상 여우주연상, 백상예술상 여우주연상 수상
- 연극, TV, 영화 연기자 협회 회원,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보석처럼 묻어둔 추억 / 김복희

왕자2016.07.07 23:57조회 수 57댓글 0

    • 글자 크기

보석처럼 묻어둔 추억 / 김복희  

                                        

어제 기다리던 K 목사가 펴낸 ‘ 하나님의 약속’ 책을 받았다.

마치 성경책 같이 붉은 인조 가죽 커버에 400페이지가 넘는 고급스런 책이다.

몇 년간 힘들었을 생각을 하면서 고맙고 감격하여 가슴에 품고서 마음을 진정한 후에야

수 십 년 만에 그의 글씨 채를 눈여겨보며 포장을 뜯었다.

'사랑하는 김**권사님 에게' 라고 적혀있다.

노 목사는 십대의 옛 친구를 이렇게 부를 수도 있겠다.

그러나 나는 그 의미를 달리 생각하고 싶다. 

 

1953년 부산피난 시절 전국 고등학교 기독학생 하령회가 금정산에서 있었다.

 우리학교 대표로 참석했는데 마자막 날 예배는 촛불예배였다.

촛불을 들고  특송을 하던 남학생이 있었는데  (모두 사복 착용) 

어느학교에서 왔는지  몇학년인지도 모르면서 막연히 서울 학생이기를 바랬다

K와 나는 서로 이별을  아쉬워하며 싸인을 교환했다.

정전후 서울 수복하여 k와 연락이 되어 순진하던 어린시절에    

같은 교회에서 성가대를 하며 우리는 첫 이성 친구를 갖게 되었다.

그러나

진학을 앞두고 우정은 이어지지 못했고 각자의 길로 가면서 추억만 남겼다.


연극을 전공한 나는 결혼 적령기가 되어 미국으로 유학가려는 영화학도와

결혼을 하였다.

 

TV 탈랜트 시절 연속극에서 정신 나간 할머니가 노래를 흥얼거리는 장면이 있었는데

감독에게 양해를 구하고 K 가 어린 시절 작곡한 ‘오솔길’ 이란 노래를 흥얼거린 적 이 있었다. 못 본 지 수 십 년이 흘렀지만 내심 이 드라마를 볼 수도 있겠다 싶은 생각에서... 

 

아내가 엄마가 되고 엄마가 할머니가 되어 80이 넘어버렸다.

옛날에 그는 서울 교육대학 교수로만 알고 있었는데 미국 어디에 산다는 것 을 알게 되었다.

평생 보석처럼 마음속에 고이 싸놓고 지내던 그를 나는 이제 늙어 용감하고 씩씩하게 

찾아내고 말았다.


60년 넘어 들어보는 반가운 그의 목소리....

부부 목사인 그는 놀라며 반갑게 웃고 있었지만 나는 가늘게 울고 있었다.

남편은 생전에

‘손 한 번 못 잡아 보고 무슨 첫사랑이야 풋사랑이지’ 라고 비아 냥 거렸다.

나는 첫사랑이라고 우겨댔었다. 사실 평생을 잊지 않고 가슴에 묻고 있었으니까..

k 목사의 말이 내가 결국 배우가 됐을 거라 생각했단다. 여러해 전에 LA 사는 여동생이

“오빠, 어느 드라마에서 실성한 할머니가 오빠가 작곡한 노래를 불렀어 ” 라고 했었기에 ... 

 

어제 밤 꿈에는 야윈 남편과  k 목사 꿈을 꾸었는데 목사 얼굴이 내 아들 중학생 시절

얼굴이었다.   하하하 개 꿈이다. 

 

오늘부터 불타는 아틀란지만 고대하던 ‘하나님의 약속’을 며칠간 정독할것이다.

                                                             7-7-16

    • 글자 크기
매미 /김복희 친구의 첫 독창회

댓글 달기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39 봄/김복희6 2017.02.15 41
38 첫눈을 본 아침에 /김복희4 2017.01.07 64
37 크리스마스와 미군병사 /김복희2 2016.12.13 64
36 외국인 시니어 쎈타 2016.12.13 37
35 지옥과 천국/ 김복희6 2016.11.26 81
34 ,옛 교사모임 수정 2016.09.27 55
33 임신했나 봐요1 2016.09.25 55
32 못다 핀 꽃 한송이 2016.08.20 89
31 드라마 소나기 /김복희4 2016.07.31 121
30 매미 /김복희 2016.07.09 52
보석처럼 묻어둔 추억 / 김복희 2016.07.07 57
28 친구의 첫 독창회2 2016.07.05 41
27 연극 에피소드 1.4 2016.06.23 67
26 아! 어찌 잊으랴 2016.06.10 75
25 일기 /김복희2 2016.05.13 52
24 이별 /김복희 2016.04.26 54
23 어버이 날 /김복희2 2016.04.13 63
22 반가운 목소리 /김복희9 2016.03.29 91
21 놀러온 친구들2 2016.03.11 61
20 시 , 아들 생각4 2016.01.23 75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