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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복희
-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연극영화과 졸업
- CBS 제1기 성우, TBC 제1기 성우
- 1996년 수필공원 초회추천
- 대한민국 연극제 여우주연상, 동아일보 연극상 여우주연상, 백상예술상 여우주연상 수상
- 연극, TV, 영화 연기자 협회 회원,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마음 의 고향

왕자2015.04.15 16:53조회 수 249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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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의 고향                                                                                          김복희

떠날 때는 애국자인양 유학을 마치고 금 의 환향 할 것 같던 아들이

학위를 마치고도 돌아 올 생각 이 없다. K 모교에선 학위 논문을 속히 보내라고 독촉을 하기에 바로 교수로 채용 하는 줄 알고 남편 방학동안에 우리는 미국으로 날라 갔다. 귀국이 싫은 외며느리는 서울 가면 집 사주실거에요? 자가용 사주실거에요? 라며 정색을 하고 묻는다. 고생하며 지낸 유학 생활 십년 새 아들도 며느리도 많이 변한 것 같다. 우리는 셋방에서부터  시작 하였다 라는 말이 목에 걸렸다.

귀국을 종용하러 왔다가 돈 만 내밀고 힘없이 비행기를 탔던 우리 부부는 서로 고개를 돌린 채 소리 없이 흐느꼈다. 그때부터 나는 아들 보고 싶은 마음을 접기 시작하고 20년을 견디며 살았다. 그러나 남편도 나도 언제인가는 아들 옆에 살고 싶은 마음을 위장하고 살았던 것이었다. 유학 보낸 것을 서로 탓하며 원망하고 부부싸움을 많이 하였다. 집안이 화목하지 못하니 의욕이 상실 되여 그때 쯤 TV 방송출연도 실증 이 나기 시작했다.

연극배우인 나는 20년을 TV 방송을 하여도 그 물을(분위기)타지 못하고 마음의 고향인 연극만 그리워하고 있었다. 무대가 그리워 연극을 하면 나는 탈렌트 로 인정을 받는 것도 싫었다. 연극만 하던 시절엔 어느 탈렌트 가 찬조출연 하면서 시간 못 지키고 연습 불충실 했던 것이 불만이었기에 연극 하는 3개월간은 방송 출연 않고 출혈을 감수 하며 국립극장에서 공연을 하였다.

남편이 퇴직하자 나는 방송을 접고 아들이 사는 미국으로 이민가기로 결심을 하였다.

한국 말 못한다며 할머니 할아버지 전화도 거부하는 손자들이지만 너무 그리워 이렇게 지낼 수는 없다는 생각으로 꼭 가고 싶었다. 남편은 젊은 시절 미국유학을 했었다. 거부감이 없기에 납득이 어렵지 않았다. 미국가면 아들 과 손자 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라는 내 말에 가겠다고 약속을 했다가도 다음날은 이 나이에 무슨 이민이냐며 안 간다고 했다가 또 남편이 결심을 하면 내 마음이 망서려 지고 갈 것이냐 말 것이냐 왜 누가 유학을 보냈는가 하며 정이 다 떨어지도록 부부싸움을 맹열히 하였다. 몇 달 후 지치도록 탈진상태에서 이민 수속은 끝나고 비자 인터뷰를 하기도 전에 마음 변할 것 이 두려워 편도 항공권을 두 장 샀다. 아무래도 아들집 곁으로 가는 것은 잘 하는 일이 아닌 것 같다. 이민 수속을 하면서 후보지를 물색하느라 혼자 한 달간 친구들의 집을 찾아다니며 사전답사를 하였었다. 그 중에서 아틀란타가 기후도 좋고 조용하고 문화의 도시라는 장점이 마음에 끌렸던 곳이다. 그리고 남편이 좋아하던 나의 연극 후배 목사님이 이곳에 살고 있어 남편이 더 좋아 할 것 같다 . 20년을 떨어져 살다가 과연 화목하게 지낼 수 있을까 고심 끝에 이주공사에 연락하여 떠난 짐을 아틀란타 로 돌리게 하였다. 비자를 받자마자 서울을 등지고 용감하게 훌훌 떠났다. 이민을 갔다가도 돌아올 내 나이 70에.... 3년 전 남편이 세상을 떠난 후 가족 같던 목사님도 이곳 을 떠나 서울에서 활동하며 지낸다. "교수님도 떠나시고 안계신데 김선생님 혼자 두고 와서 미안 합니다." 라는 전화를 받으면 눈물이 하염없이 흐른다. 동료들 말대로 방송국이 많이 생겼으니 다시 가서 방송을 할까도 싶다. 연극도 하면서.. 그러나 나이가 있어 곧 한계가 올 것이고 후회 할 것 뻔해서 용기가 안 난다.

요즘은 라디오방송국에서 문학의 향기 시간에 내가 좋아하는 시 낭송도 하고 일주에 한번 시니어 합창단에서 노래하고 한 달에 한번 아틀란타 문학회 참여하여 좋은 분들과 글공부도 하고 잠시 휘청거린 마음을 잘 다스리고 산다. 4-15ㅡ15         Christian Terrace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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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첫사랑 첫사랑 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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