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평석 - 시인 - 노스 캐롤라이나주 샬롯 거주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 문학의강 신인상 수상으로 등단 |
텃밭
2016.02.09 11:59
[ 텃밭 ]
김 평 석
나의 조각 정원
작은 요정
온갖 것 다 자란다.
케일, 민트, 상추, 시금치,
고추, 파, 마늘, 푸추,
감나무, 대추나무, 배나무, 봉숭아
쑥, 쑥갓 ,돋나물,
아래는 들국화도 심었다.
내년에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코스모스도 심을 생각이다.
무엇보다
아내가 제일 좋아하는 상추는,
빼놓지 않고 잘 자라 주어
봄철 내내 즐기는 쌈으로 좋아 하던,
아내.
새로 이사 한 집에 하얀 거위 한 마리
사다 풀어 놓은 게 문제다.
하루 이틀 지나니 다 사라 졌다.
내 상추 다 먹은 놈 이놈
상추 보쌈 해 먹으리라.
그러니 내 텃밭은
이제 다시 평화롭다.
멀리 애틀랜타에서 사다 심은
꽈리고추를 상추 대신 하여
아내의 미각을 채워 주는
나의 텃밭
한편에는 감나무의 감이, 무르익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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