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평석 - 시인 - 노스 캐롤라이나주 샬롯 거주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 문학의강 신인상 수상으로 등단 |
홍시
2018.12.08 13:06
[ 홍시 ]
김 평 석
아, 잊을뻔한 그 맛
과일이 귀한 그때나 지금도
변함이 없는 그 맛
내가 어릴적
어머니께서 시장에서
감나무 묘목 한 그루를 사오셨다.
나는 그 놈이 실해 졌을때
동네 친구 놈 집의 감나무에서
잘라 온 가지로 접목을 했다.
한해 두해 어서 감이 달리기를
기다리다 지쳐 포기 했었는데
고향을 떠나 이역 만리 이민생활
초로의 중늙은이가 되어
가을도 지난 초겨울 찾은 옛집
크기도 먹음 직도 한 네가 거기 있었다.
어머니는, 감나무를 보면
이 어미를 생각 하려나 몰라 하셨다.
나는 얼른 한 놈을 따서 입에 넣었다.
아, 이맛, 나는 늙었어도
어머니의 젓을 빨던 동심.
홍시는 내 입 안에서 녹아 없어지나
속 살을 헤집고 나온 씨앗은,
이 땅에 심어진 묘목이 되어
다시금 생명을 이어가지 않는가.
육즙은 달게 내 입안에 녹아 내려
내 안의 사람을 깨우니
영원히 죽지않는
아, 그 맛 나는 홍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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