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logo

김평석 창작글방


김평석
- 시인
- 노스 캐롤라이나주 샬롯 거주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 문학의강 신인상 수상으로 등단

유에스 버진 아일랜드

2016.12.19 11:28

peter 조회 수:59

    [ 유에스 버진 아일랜드 ]

김 평석

황혼을 턱걸이 한 나그네 삶 어디메쯤 잠깐 짬을 내어

한 주간의 여행을 떠난다.

인생은 바람이고 구름인 것을, 저 바람처럼 부는 대로 저 구름처럼 흘러가는 대로 내맡겨 두었던 인생, 뒤돌아볼 겨렬도 없이 달려온 시간에 급브레이크를 걸게 된 것이란 표현이 맞다.

바람 따라 구름 따라 계속 흘러가다 보면 여행다운 여행 한번 다녀 올 수 없을 것이기에 말이다.

이 나이쯤이면 누구나 그러 하듯이 아이들도 다자라 어른이 되고 제각기 제갈 길 개척해 나가고 있고 경제력도 한숨 쉬고 넘을 수 있어 큰맘 먹고 잘 돌고 있는 톱니바퀴에 철커덩 하니 자물쇠를 채운다.

사실 여행을 떠나기 전의 설렘과 준비 등이 막상 여행 때보다 더 행복한 시간들로 쌓이고, 행복하고 아름다운 시간여행 되었다가 건강하게 돌아와 채웠던 자물쇠를 다시 풀고 바람처럼 구름처럼 그렇게 자연스레 흐르며 살게 되기를 기도로 무장하고 준비해 떠난다.

2016년 10월 08일 토요일 2시 반, AA2059 편으로 마이아미를 거쳐 저녁 9시가 다 되어서야 대서양과 카리브 해가 만나는 온화한 바다위의 섬 세인트 크로익스에 도착했다. 비행장 활주로 한 곳에 비행기가 서고, TV에서나 본 듯한, 손을 흔들며 비행기 트랩을 내리는 외국순방에서 돌아온 어느 나라 대통령처럼 훈풍을 맞으며 직접 트랩을 내려와 1층뿐인 작은 청사에 들려 간단한 수속을 마치고 밖으로 나오니 고향을 찾은 훈훈함이 가슴을 여미듯 시골냄새가 가슴을 뭉클하게 하는 포근한 고향처럼 다가왔다.

여행 첫날 밤 자연그대로의 품에 안긴 탓인지 마음은 한없이 평화롭기만 한데 가을 하늘에 높이 날며 울던 종달새처럼 맑고도 청아한 아열대의 벌래가 밤새 청아하게 울어대어 한동안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새벽녘에는 갑자기 하늘이 더 가까이 내려앉은 듯 우레를 동반한 뇌성번개가 지천을 흔들며 폭우와 함께 쏟아진다.

비온날 아침 이곳 카리비안의 정열 같은 날씨는 맑고 깨끗함이다. 일찍 일어나 혼자서 인적이 드문 산길을 찾아 걷는다. 맨 먼저 만난 황금 목을 한 비둘기 한 쌍이 열심히 먹이를 찾다가 인적 소리에 놀라 후드득 소리를 내며 하늘로 날아오른다. 몇 발자국 더 나아가니 몽구스와 암사슴 한 마리가

지나가고 목장의 늙어서 은퇴한 세 마리의 암 말과 한 마리의 수말을 만나 얘기를 나누고 돌아왔다

여행 둘째 날 지구상에서 가장 장엄 하다는 해안에서 스킨 다이버를 즐기며 수족관에서 보았던 그대로의 온갖 아름다운 모습을 실지로 바다 속에서 체험 하며 보고 느끼는 것은 또 다른 한 순간의 행복이었다.

이곳의 평균 기온은 7~80도 F 로 격한 운동만 안하면 쉰 땀이 나지 않는 날씨지만 무역풍 때문에 습도가 낮아 웬만한 초여름 같은 날씨에 그나마 한때씩 소나기가 내려 더위를 식혀주곤 한다.

세 개의 섬과 육십여 암초들로 이루어진 지구상에서 가장 장엄한 해안 중 일부를 가진 낙원으로 멋진 휴양지에 넘쳐나는 유람선 관광객들의 천국, 이곳과 가까운 푸에르토리카인 들이 5%의 인구 구성을 하고 미국 본토인 들은 13% 에 원주민인 인디언은 찾아 볼 수 없었고 대부분 주민은 아프리카 노예의 후손들이 75%로 구성되어 정치 경제 치안을 담당하고 있었다.

하루는 한곳의 바다 절벽을 이룬 경치를 구경하려 갔는데 옛날 덴마크 서인도 회사의 사탕수수 산지로 잘 나가던 때에 세운 등대가 지금은 앙상한 뼈대만 남은 체 폐허가 되어 있었다. 바이킹의 후예인 스칸디나비안 국가의 덴마크인 들이 250년 이상 노예들로 사탕수수밭을 일구었던 이곳은 노예제가 폐지되자 그 후 쇠퇴기에 접어들어 섬의 동서남북 몇 곳에 바다의 조개와 상아군들로된 돌들로 세운 경주의 첨성대를 닮은 듯한 작은 탑 외에는 옛 흔적과 옛 주인은 온데간데없고 노예들의 후손들이 이 땅을 일구며 살고 있었다.

이번 여행에는 여직 것 나만 모르고 있었던 몇 가지 귀한 동식물들을 보고 알 수 있는 시간도 있었다.보통나무들은 살 수 없는 바닷가 짠 소금 모래밭이나 갈대들이 살고 있는 갯벌 속에 뿌리를 박고 사는 맹그로브(mangrove)란 나무는 바닷물과 파도에 침식되는 지구 곳곳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고 추운 겨울이 없는 아열대지방인 이곳에는 벌레와 곤충들이 많은 곳이라 벌레에 물리거나 몸살 두통 감기 등에 예전부터 ‘노니’(Noni)라는 천연 메디신을 먹고 바르고 낳는 것이었다. 생긴 것도 맛도 신통치 않은 과일 인데도 효과가 대단 하다는 것이 매력이었다. 여행을 마치는 바로 전 날에는 흑인 박사님네 농장 견학을 갔는데 EGSfruit 이라는 큰 계란 같이 생긴 과일 맛을 보니 말로는 다 표현이 안 되는 입안에서 살살 녹는 과일과 Atemoya는 솔방울 비슷하게 생겼는데 맛은 egsfruit다음으로 맛있었고 여기서도 흔히 볼수 있는 Jackfruit은 농장에서 햇볕에 잘 익은 놈으로 따서 맛을 보니 맛 자체가 차별되어 더욱 달고 향기로웠다.

새 중에는 여직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Frigate bird 를 이곳에서는 흔하게 볼 수 있었는데 목에는 빨간 풍선을 달고 꼬리는 제비 꼬리를 한 새로 놀란 것은 이 새들은 땅에 내려않지 않고 두 달씩이나 먹지도 않고 하늘에 머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럴 때 진작 공부 못한 표가 나는 것이다. 세상이 넓으니 참 별난 새도 다 있구나 싶었다.

아무 턴 한 주간의 여행을 마치면서 별나고 만난 음식 많이 먹고 꿈결 같은 아름다움을 즐길 수 있었던 행복한 시간들을 아쉬워하며 카리비안의 정열적인 사람들과 함께한 시간들을 상기 해 본다.

화산 폭발이나 지진 같은 화마가 없기를 바라고 선조들이 보전 해온 이 땅을 새해에도 계속하여 그의 후손 들이 잘 보전 해 갈 수 있기를 마음깊이 기도 하며 한번 맺은 인연을 세상 끝날 까지 기억 하리라 다짐해본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17 애모의 노래 [1] peter 2017.02.06 45
116 겨울나무 peter 2017.01.17 20
115 참 행복 peter 2016.12.28 22
114 심 (마음) [1] peter 2016.12.23 17
113 개살구2 [1] peter 2016.12.20 24
» 유에스 버진 아일랜드 [1] peter 2016.12.19 59
111 마지막 캘린더 [1] peter 2016.12.19 19
110 코스모스 [1] peter 2016.12.03 23
109 슬픈 계절 [1] peter 2016.11.30 27
108 코스모스를 노래함 [1] peter 2016.11.25 28
107 가을 그 이후 peter 2016.11.22 18
106 대장금 peter 2016.11.17 44
105 인생의 여울목 peter 2016.11.17 21
104 황혼을 바라보며 peter 2016.11.14 27
103 [ 야자수와 나그네 ] peter 2016.11.02 19
102 아름다운 나라 [1] peter 2016.09.12 51
101 여기까지 왔네 [1] peter 2016.09.09 26
100 [ 하늘 위에서 ] peter 2016.09.03 18
99 제비 2 peter 2016.09.01 45
98 하늘 위에서 2 peter 2016.08.31 21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