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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명오
- 칼럼니스트, 수필가, 시인
- 애틀랜타 한국학교 이사장, 애틀랜타 연극협회 초대회장 역임
- 권명오 칼럼집 (Q형 1,2집) 발간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 미주한인의 날 자랑스런 한인상, 국제문화예술상, 외교통상부 장관상, 신문예 수필 신인상 수상

기구한 운명.

RichardKwon2018.07.22 17:15조회 수 43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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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구한 운명,

                                          권명오.

68년 전 6월25일 북한의 남침으로 인해  인민군 천하가 됐을때 나는 15세였다.  중학생 이였던 나는 전쟁으로 학업이 중단 돼 시골 임진강 3.8선 인근 파주군 적성면 가월리에서 긴 여름을 인민군 치하에서 숨을 죽이고 살았다.  계속되는 궐기대회와 내무서원들의 감시하의 삶 이였다.  서슬이 시퍼런 내무서원 중에는 마을 사람도 있었는데 그 중에  갑칠이는 한때 우리집 머슴살이를 하다가 개를 잡는 아버지를 돕던 젊은이다.  그는 인민군 치히가 된후 내무서원으로 발탁돼 총을메고 적성면 사람들을 감시 감독하며 군,경 가족과 공무원 가족들을 인민군 지시에 따라 연행도 하고 또 각종 집회와 궐게대회를 소집하는 일을 하게 되었다.  마을 사람들은 그가 나타나면 눈치를보면서 불안해 했다.  다행히 그는 마을 사람들 에게는 나쁜 행위를 한 일이 전혀 없다.  하자만 그는 인민군 치하에서 공무 집행을 한 대한민국에 대한 반역 행위자 였다.  국군과  UN 군의 반격과 인천 상륙으로 9월 28일 서울을 탈환 한 국군이 10월초 우리 마을을 거처 북진을 계속하고 인민군과 내무서원들이 완전히 북으로 후퇴 한후 다시 평화로운 대한만국 세상이 된 어느날 저녁무렵 내무서원 이였던 갑칠이가 사색이 된 모습으로 우리집에 나타났다.  허기로 쓰러지기 직전이라 음료수와 밥부터 차려주니 허겁 지겁 정신없이 퍼 먹고 멍하니 넋을 잃고 있다.  왜 북으로 도망가지 못하고 그 동안 어떻게 살았는지 알길이 없다.  아버지가 보다못해 자네는 큰 죄가 없으니 자수를 하면 살 수 있을 거라고 했으나 그는 대답없이 눈을 지긋이 감고 앉아 있다가 힘없이 일어나 아저씨 아주머니 잘 먹었어요.  안녕히 계세요 하고 힘없이 한발 한발 어둠속으로 사라졌다.  그리고 그날저녘 그는 총살을 당했다.  기막힌 운명이다.  갑칠이는 나보다 5살이 더 많고 우리집에서 머슴살이를 하다가 날 품팔이를 하면서 때에 다라 개를 잡는 아버지를 돕고 살았다.  그리고 6.25 남침으로 인민군 치하 내무서원이 됐다.  이념과 사상과 사회주의 자본주의도 모르고 먹고 살기 위해 시키는대로 한 그는 6,25 직전 아버지와 어머니 마저 땅속에 묻어야 했다.  태어날 때 부터 기구한 운명을 끌어안고 세상이란 무대에 등장 한 것이다.   어머니는 벙어리였고 아버지는 한쪽눈이 먼데다 개를 잡는 개 백정 이였다.  그 때문에 멸시를 당하며 가난에 찌들어 죽지못해 사는 비참한 삶이였다.  갑칠이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가난과 천대와 멸시를 당하며 살수밖에 없었다.  친구도 없는 외톨이였고 나도 머슴 이였던 그와는 친분과 대화도 없었던 대상 이였다.  하지만 내가 알고 있는 그는 키가크고 건장하고 너무나 잘 생기고 순수하고 말이없는 준수한 젊은이 였다.  그가 전생에 무슨죄와 업보가 있었는지 알 갈이 없으나 참으로 세상은 너무나 불 공평하다.  깁칠이는 인민군이 후퇴할 당시 살기 위해 왜  북으로 도망가지 않았는지 만약 그랬다면 죽지않고 살수도 있었을텐데 왜 삶을 포기 했는지 그 이유를 알 길이 없다.  아마도 그는 자신의 기구한 운명을 더이상 감당 할 방법이 없다고 체념하고 삶을 포기 한것이 아닐련지..... 6,25 68주년 처절한 민족상쟁의 비극에 한토막인 감칠이의 죽음과 그가 어둠속으로 사라자던 마지막 모습이 내 가슴을 아프게 한다. 갑칠이는 잘못 태어나 20세에 총살을 당하게 된 기구한 운명의 사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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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사 서울의 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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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 갑칠, 명오....등장인물의 면면이 대하 소설의 등장인물 처럼 느껴지네요.

    간난의 세월을 잘 견뎌오신 어르신들...

    초계처럼 생명을 잃어버린 사람들....

    모두 우리 역사의 한 페이지를 이루신 당신들에게 빚진 기분도

    떨쳐버릴 수가 없네요.

    건강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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