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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명오
- 칼럼니스트, 수필가, 시인
- 애틀랜타 한국학교 이사장, 애틀랜타 연극협회 초대회장 역임
- 권명오 칼럼집 (Q형 1,2집) 발간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 미주한인의 날 자랑스런 한인상, 국제문화예술상, 외교통상부 장관상, 신문예 수필 신인상 수상

아내의 팔순.

RichardKwon2020.08.15 10:19조회 수 69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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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팔순.

                                 지천 ( 支 泉 ) 권명오.

지난 7월 19일이 아내의 80번째 생일 이였다.  뜻 깊은 날 인데 코로나 19 때문에 쓸쓸한 생일이 돼

아내에게 미안했다.  우리는 칠순, 팔순 잔치를 요란하게 특별나게 한 일은 없지만 멀리 사는 

아들, 딸 가족들이 모두다 모여 생일을 축하하는 것을 가장 중요한 가풍으로 지켜왔다.

그런데 고약한 코로나 때문에 부모 형제도 만날수 없게 되고 가족이 함께 모여 팔순 축하도  할수

없게 됐다.  아내의 칠순 때는 세 남매가 준비한 라스배가스에서 칠순 축하 여행을 함께했다. 

나의 팔순 때는 하와이에 사는 막내딸이 준비한 별장에서 온 기족이 모여 만찬과 손자들의 깜짝 

팔순 이벤트 쇼 등 행복이 넘치는 팔순 여행을 했다.  이번에도 세 남매는 아내의 팔순을 위해 

지난 12월 아리조나 새도나 인근 강물이 흐르는 산상 절경에 온 가족이 함께 할수 있는 별장을 예약 

해 놓고 비행기 표 까지 사 놓았는데  1월부터 살인마 코로나 19가 침범해 사람들을 무 차별로 죽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괴질 바이러스는 날이 갈 수록 치열해져 '방콕"  "집콕" 생활을 하게 돼 우리는 할수 

없이 팔순 생일을 위한 별장과 비행기표를 취소하고 코로나 바이러스가 박멸 되기를 기원했다. 

하지만 괴질은 계속 수 많은 사람들을 희생 시켰다.  다행히 무사한 우리는 하나님께 감사를 드리면서

코로나 때문에 신음하고 죽어가는 사람들을 위한 기도를 열심히 드렸다.  아내의 팔순 7월19일 

뉴욕과 하와이에 있는  아들, 딸, 손자들도 없는 쓸쓸한 팔순 날 아침 가까이 있는 큰딸과 사위와 처남이 

함께 저녘을 하기로 했는데 식당도 갈 수가 없어 아내가 자신의 팔순상을 차리게 됐다.  나는 아내 

모르게 핑크장미 꽃다발을 준비하고 생일 축하 카드와 피켓을 만들고 즉흥 시를 썼다. 

아내는 식사때 그 것을 보고 어린아이 처럼 기뻐했다.  아들과 막내딸 가족이 못 와 아내의 팔순 식탁이 

너무나 쓸쓸했다.  60년을 함께 살아 오면서 아내에게 잘 한다고 했지만 되돌아 보니 잘 한것 보다 

잘못한 것이 훨씬 더 많고 그동안 갖은고생을 다 하면서 불평없이 가정을 돌보며 세남매를 키워준 

아내가 너무나 고맙다.  세상살이 84년간 수 많은 희비의 여정을 겪어 왔지만 이번처럼 저주스럽고 

고약한 살인적인 괴질은 처음이다.  사람이 사람을 피해야 된다니 너무나 기막힌 현실이다.  

그래도 아내의 80번째 생일을 가족들이 함께 화상을 통해 축하를 하며 행복을 나눌 수 있게 된 것이

감사할 뿐이다.하루속히 코로나 19 가  퇴치 되기를 간절히 기원하면서 팔순 축하 즉흥시를 읽었다.


칠월 십구일 

당신 귀 빠진 날   

Happy Birthday

우리 어느날   

우연히 만나 

함께 한 60년  

지난 날 처럼  

당신과 나 

오늘 그리고  내일 

버거운 것 버리고 

따스하게 

둥글고 귀하게

길이 길이  

알록 달록  

Happy Birth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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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5
  • 늦었지만 우선 8순을 축하합니다.

    그리고 60년을 함께해온 세월에 경례를 하고 싶습니다.

    또 아내를 위해 글을 써주는 남편이 부럽습니다.

    이렇게 행복하고 건강한 모범적인 모습을

    오래도록 보고 싶습니다. 

  • 안신영 선생님의 팔순을 축하드립니다

    초유의 코로나 사태로 비록 가족들과 친구,이웃이 함께 하지는 못했지만

    건재하심에 감사하며...


    아내를 위해 장미꽃다발과 시를 읊어 주시는 남편

    매일 새 햇살에 행복하며

    채마밭을 가꾸시고 일상을 누리심과

    자녀들과 이웃이 안녕하고

    마음으로나마 큰 축하를 건네는 문우들이 있음을 위로 삼으시길 바랍니다


    내년 생신에는 작은 선물이라도 준비해서

    살아있음을 크게 축하하는 날이 되길 기원합니다 

  • 강이슬님께
    글을 쓰는 사람과 사는 삶은 행복하네요; 영원한 기록으로 아내의 생일을 축하하셨으니 말이죠. 제 생일 날은 남이 준 꽃다발을 들고 들어와도 '받았네' 한마디뿐, 말로만 매일같이 나를 생각해 준다는 믿지 못할 남편과 살고 있어요. 글을 쓰는 멋진 남편이 부럽습니다. 
  • 이경화님께
    RichardKwon글쓴이
    2020.8.17 19:36 댓글추천 0비추천 0

    늦게 철이들어 아내의 소중함을 길이 헤아려 돼지 같은 아양을 떤 글을 읽어 주시고

    축하 해 주신 겅화식님, 강이슬님,  이경화님께 감사 드립니다.

  •  두분의 일상이 한폭의 그림처럼 아름답습니다

     안선생님이 많이 부럽습니다

     함께 텃밭을 가꾸시며 시를 주고 받으시는  행복한 모습

     오래오래 많은 사람들의 본이 되어 주십시요

     건강하심과 아울러 건필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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