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임기정
- 중앙대 교육학과 졸업
- 2000년 도미
- 둘루스 거주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메사추세츠

keyjohn2017.06.12 14:26조회 수 74댓글 9

    • 글자 크기
중학교 시절이었을까?
내가 처음으로 Bee Gees를 듣고 
마음에 이국적인 정서와 동경의 씨앗을 심고
탐닉하던 시절이.....

'메사추세츠'에서 Bee Gees 형제들은 노래했다.
"그녀가 원하는 데로 메사추세츠를 떠나
히치 하이크로 샌프란시스코에 가며 고생을 하고...
아직도 그녀와 메사추세츠를 그리워하고
나는 메사추세츠를 잊지 않을 거"라고...
그 남자가 바로 나라고 믿어 버렸던 시절이 제법 길었었다.

카투사로 근무하면서
메사추세츠에서 온 아비 상병에게 
근무만 끝나면  달라붙어 메사추세츠에 대해서 물으니,
나중엔 자신의 어머니가 구워 보내준  탱스기빙 쿠키를 나눠주며
이 쿠키에 메사추세츠의 공기와 사랑이 담겨있다며
흐믓해 했었지.

나는 돈과 실력과 여러가지 이유로
메사추세츠의 공기와 자유와  낭만속에서  
젊음의 미학을 구가하지 못했으나,

나를 닮은 아이가 보스톤에서 학교를 다녔고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결혼을 약속하고
그녀가 사랑하는 남자의 부모를 만나는 날!

대학입시 전날에도
입영전날에도 
결혼식 전야에도 느껴보지 못한,
생소한 기분으로 전날 밤 잠을 설쳤다.

어색함과 설레임 그리고 다소간 로맨틱한 기분까지 
담아 미래사돈과 악수를 하고 자리에 앉아,
동병상련의 미소를 와인에 담아 나누며 건배와 아이들의 사랑을 찬양했다.

양가 부모의 건배와 담소 사이로
삽화처럼 두 젊음이 어깨를 기대고
서로의 손을 조몰락거리며 
조잘거리는 모습이
부럽고 사랑스럽고, 대견했다.

하룻밤만에 정이 듬뿍 든 사람들과 헤어지고 
Logan 공항가는 길,
스치듯 지나는 반대 차선에서
오랜 보스톤 생활을 정리하고
애틀랜타에서 우리와 섞이며 삶의 마지막 페이지를 보낸 
영길 형제의 실루엣이 보이는 듯해
무심코 손을 들었다 놓으니

"딸 시집도 안갔는 데
웬 망령이냐"며 
아내가 허벅지를 꼬집었다.

RIP 영길씨!!
Bye 메사추세츠!!!



    • 글자 크기
홍등 낮잠

댓글 달기

댓글 9
  • 와우!! 경사스러운 일로 비우셨던 것이군요!!^^

  • keyjohn글쓴이
    2017.6.12 17:13 댓글추천 0비추천 0

    총무님 내외의 노고가 베인 행사에

    참석하지 못해 미안합니다.


    7월에 찡한 편지 써가지고 만나요

  • 축하합니다.경사로군요


    소년같은 시인께서도 


    장인이 되시고 또 할아버지도 되시겠군요


    아 ~ 세월이 아쉽고도 또한 축복입니다 ..



  • 왕자님께
    keyjohn글쓴이
    2017.6.14 09:04 댓글추천 0비추천 0

    감사!

    앞으로 오는 호랑이는 피해도

    뒤로 오는 세월은 피할 수 없다는데....

    실감해요.


    더위에 건강하시죠?

    콩국수가 제절인데 언제...

  • 언제?   언제 ...

  • 왕자님께

    축 경사!


    기정이 아우

    빈 자리 너무 커


    딸 덕에

    여행하고


    아들 (사위 )까지

    효녀 딸 이야


    경사야 축복이야

    기쁨 이야 행복이다


    아주 너무 좋아

    기정이 아우 님. 

  • RichardKwon님께
    keyjohn글쓴이
    2017.6.14 09:09 댓글추천 0비추천 0

    명오 형님

    온라인에서 뵈니 너무 방가 방가


    감사해요

    사위 후보가 딸아이 보다 6개월 먼저 탯줄자른 청년인데

    너그럽고 생각도 바른 듯해 다행이예요.

    딸년이 지 애미 닮아 까칠한 편이라서...ㅎㅎㅎ


    더위에 건강하세요.

    바이

  • 왕자님께
    keyjohn글쓴이
    2017.6.14 09:05 댓글추천 0비추천 0

    복희 씨!

    당신의 은발과 캬라멜 같은 미소가 그리운 바로 그 날!!

    우리 저질러요 ㅋㅋㅋ

  • 대박 !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202 미역국16 2022.01.23 60
201 처음 뵙겠습니다15 2022.01.24 60
200 가랭이 별곡15 2022.02.06 73
199 별이 빛나는 밤에15 2022.01.19 59
198 옆 집 피식이14 2022.03.13 43
197 멀어져야 보이는 것14 2022.02.04 77
196 思友13 2022.01.06 57
195 여름 편지13 2022.07.21 103
194 '안톤슈낙' 을 슬프게 했던 것들11 2020.02.06 104
193 남쪽으로 가는 기차11 2021.12.29 59
192 애틀랜타 별곡(1)10 2022.06.05 57
191 손님10 2016.07.11 86
190 비행기 안에서9 2022.01.09 46
189 홍등9 2020.08.29 69
메사추세츠9 2017.06.12 74
187 낮잠9 2022.04.10 84
186 결 혼9 2021.11.30 84
185 거룩한 일과8 2022.06.09 37
184 God blessed me8 2022.03.03 31
183 제로섬8 2021.12.18 56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