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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정
- 중앙대 교육학과 졸업
- 2000년 도미
- 둘루스 거주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면 도

keyjohn2020.12.21 14:27조회 수 50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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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자라버린 게으름에 거품을 바르고

추상같은 날을 들이대니

스파게티면이 불은 국수면이 된다.


검은 수염이 많았던 시절에 가두고 살았던 것들이

흰수염이 늘고부터 하나 둘 나를 떠난다.


서슬퍼런 면도날에도 

살아남은 몇올 수염은 

다음 면도때 까지 보듬고 가야할 것 같다.


올해 못다한 일들

다음 해로 지고 가듯이





*글쓴이 노트

묵혔다 자르는 수염이 시원섭섭하다.

수염은 희었으나

맑지 못한 정신이랑 미진한 것들 투성이라

이것도 글거리가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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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
  • 기정샘의 면도를 읽다가 어렸을 적에 아빠가 면도한 꺼끌꺼끌한 턱을 내 얼굴에 부벼대며 반기던 생각이 나네요.

    그 때는 왜 남자만 턱수염이 나오는지 의아했어요. 남자는 면도가 필수였죠.

    저도 면도해요. 세월의 마음의 비애와 갈등이 있어요.조만간 글로 써 볼까해요.

    '여자도 면도를 한다' 입니다.

  • 이경화님께
    keyjohn글쓴이
    2020.12.23 09:41 댓글추천 0비추천 0

    문학회든 어떤 모임이든

    평소에 회원간 교류가 어느 순간 단합된 힘이 필요할 때 응집력을 발휘할 수 있을텐데.

    우리는 그런 면에서 너무나 고독을 편애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여자도 면도를 한다' 벌써 기대가 되네요.

    편안하고 안전한 연말연시 되세요.


  • 발휘하고 싶어도 코로나 때문에 못하는 아쉬움이 많이 큽니다.

    면도하듯 밀어버리고 싶은 코로나.....


    여자도 면도를 한다...소설 제목으로 너무 좋습니다.

    아이작 아시모프의 SF 소설엔 면도와 수염 이야기가 많이 나오죠.

    소름돋는 상상력을 갖은 작가입니다. 


  • 거울을 보면 면도해야 할 것을 안다.

    손으로 얼굴을 더듬어 보면 면도가 필요한 것을 안다.

    아내가 수염이 많이 났다고 하면 면도한다.

    우리의 모임도 우리의 삶도 인생도 그렇다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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