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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정
- 중앙대 교육학과 졸업
- 2000년 도미
- 둘루스 거주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思友

keyjohn2022.01.06 16:03조회 수 57댓글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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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정한 시간 속에서

유정한 만남을 가졌던

우리는 친구 맞지요?


원앙처럼 부부동반 식사를 하고

분신같은 아이들과 함께 휴가를 가던

가까운 친구 맞지요?


아침마다

자네가 선물한 커피머신은

나의 아침을 향기로 채워주는 데,

고마움에 돌린 전화는

해가 저물도록 받지 않네요.


지금 

어디쯤 가고 있나요.

혹여 구천을 다니며 달콤했던 인연들로

발걸음이 무거운 가요.

괴롭고 힘들던 기억들일랑 미련없이 버리고

찬바람 벗삼아 두둥실 가시게.


이승의 피붙이들은

내가 오르락 내리락 하며

안부를 챙기리다.


부디 덜 아픈 곳에서

부디 더 편안하게나.



*글쓴이 노트

친구가 위암으로 고생하다 편안한 곳으로 갔다.

마지막으로 밥먹고 말 섞은 때가 작년 5월 쯤인데

이제 서로가 다른 곳 사람이 되었다니

사는 것이 이리도 허망한 것일까?

친구를 위해 몇자 흔적을 남기고,

그의 식솔들을 가끔 들여다 보는 것 외에는 또 뭐가 있을까?

가위눌림조차 없는 밤을 보내고

여지없이 먹고 마시는 루틴이 낯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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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 안에서 남쪽으로 가는 기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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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3
  • 임 총무님

    오호통재!

    상심이 크시겠습니다.

    심심한 위로의 말씀 올립니다.

    먼저 가신 벗님께서 천국의

    복락을 누리실 것입니다.

    인생족별리,무상입니다.

  • 저도 어제 초등학교 동창 한 명이 코로나에 걸려 떠났습니다.

    기저질환이 있었지만 그동안 2년을 잘 버티고 살았는데 갑자기...

    임샘의 글을 읽으니 뭉클합니다.

    남은 사람까지 챙기는 살가운 마음

    공감능력이 뛰어난 당신은 진정 의리의 사나이 입니다.


  • keyjohn글쓴이
    2022.1.6 20:54 댓글추천 0비추천 0

    이년전에 두살 위 형을 앞세우고,

    작년에 매형을 앞세우더니

    뭐가 그리 급해 뒤따라 간 친구.

    제 친구의 적막한 상가에

    조문 와 주신 두 분께 망자를 대신해 감사에 감사를 드립니다.

  • keyjohn님께

    2년 동안에 피붙이들 2명을 떠나 보냈는데도

    티 하나 내지 않고 우리 애문에 늘 즐거움을

    주셔서 더 감사하네요.

  • 인생의 가장 확실한 건 모두 죽는다는 것 

    가장 불확실한 건 언제 죽을 지 모른다는것


    죽음이 무서운 건 잊혀진다는 것이 아닐까요


    ' 내가 태어 날 때 주위 모든사람들이 기뻐하고 

    나만 혼자 울었지만, 내가 죽을 때 나만 웃고 주위 사람들이 

    슬피 우는  그런 인생을 살다가 죽으면 성공한 인생이다'


    친구를 떠나보낸 유가족과 임선생님께 위로의 말씀을 

    올립니다


  • 別離

     

    동행의 끝도 모른체

    홀연히 내게 던져진

    그대의 하얀 손수건

    익숙치 못한 이별이라도

    어쩔수 없이

    받아야 하는 나약함아

     

    소중한 공감을

    가슴에 뭍어두기엔

    무시로 찌르는

    그대 향한 연정의 상처

    아프다 말하여도

    듣지 못할 그대건만

    아프다 말 못하고

    눈물로 찢어지는 이별아

     

    기억의 끝도 없었던

    그대와의 동행

    무정스러이

    그대의 주검에 숨겨

    불길에 던지우고

    그대 떠난 빈자리에

    남겨진 내 삶아 ….

     

    남겨진 내 삶아

  • 글을 읽다가 눈믈이 찔끔 새어나와 눈가가 따뜻해지네요.  이별 연습을 제대로 하셨네요. 우리는 그렇게 만났다가 헤어지겠죠
  • keyjohn글쓴이
    2022.1.7 10:19 댓글추천 0비추천 0

    제 친구 지상 장례식에 조문 오신 양 감사합니다.


  • 하늘의 천사들이 동반해 아름다운 이승으로 안내할 겁니다.

    우리가 모두 다 가야할 길로

  • 강창오님께
    keyjohn글쓴이
    2022.1.7 18:16 댓글추천 0비추천 0

    런던에서 까지 조문 와 주셔서 친구가 덜 적적할 듯 합니다.

    감사합니다.

  • 친구를 화장하던날 아주큰 검정나비가 날아오르던걸 아직도 잊지 못합니다

    사십여년이 지났는데도.


    친구분을 보내놓고 슬픔에 겨워하시는 님이 안타깝습니다.

    슬픔은 남은자들의 몫이겠지만 ,천국으로 주소이전된 그분의 모습엔 미소가 

    함께 하지 않을런지요.?!

  • 난순이!  기정이!  창모!  경화! 동안이!

    삭촌이!   화식이! 홍자누나! 언니 까지

    8명의 문우가 대거 출동을 하셨구려

    감개무량 합니다 반갑습니다  홍자 언니 누나가!           

  • 날리 법석을 하는 그대들의 글방에는

    참으로 씨끌뻑적으로 어지러울 지경 이예요?

    누나 언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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