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임기정
- 중앙대 교육학과 졸업
- 2000년 도미
- 둘루스 거주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절식

keyjohn2018.03.31 14:19조회 수 46댓글 0

    • 글자 크기

사방에 놓인 먹거리로 부터

나를 지켜가는 전쟁은 쉽지 않다.


운동보다 절식이 오히려 유익하고,

콜레스테롤에도 도움이 된다니

일주일 중 이틀은 절식을 지켜가고 있다.


절식 아홉시간이 지나면,

얕은 도랑에서 물장구치다가

가슴팍 잠기는 물에 몸을 띄우는 듯

전신이 하염없는 아늑한 곳에 잠기는 기분이다.


만복에서 결코 가져보지 못한

결핍과 헛헛함의

매트 위에서 불멸의 환자처럼

안식하는 기분이다.


절식은 절교보다 쉬운 과제다.


사람의 홍수속에서

고독을 지키지 못한 댓가로

번민 한가득 가져오는 사교


말의 홍수 속에서

침묵하지 못한 댓가로

허무 한묶음 가져오는 사교


그렇다고 절교는 하지 못하고 산다.

수도원의 수사도,

산사의 승려가 되지 못한 자의 벌이다.





    • 글자 크기
절벽

댓글 달기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182 추석달4 2020.10.01 45
181 첫눈2 2018.01.19 72
180 처음 뵙겠습니다15 2022.01.24 60
179 책을 많이 읽지 않으리6 2021.09.27 46
178 차차차 2020.02.04 30
177 진저리나는 사랑1 2018.08.22 63
176 지상에서 천국으로7 2022.07.18 54
175 즐거운 일기2 2017.12.22 38
174 좌욕4 2017.03.07 54
173 존스보로의 추억7 2015.12.17 70
172 조영남에 대한 소고3 2015.08.27 72
171 조송문 2017.09.13 50
170 조셉씨 유감2 2017.06.13 47
169 제로섬8 2021.12.18 57
168 정현의 그린코트 2018.01.26 38
167 정초 단상 2017.01.09 41
166 정답은 없다5 2017.05.04 52
165 6 2017.08.28 64
절식 2018.03.31 46
163 절벽1 2018.08.04 36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