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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정
- 중앙대 교육학과 졸업
- 2000년 도미
- 둘루스 거주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건성대지 못해서

keyjohn2020.03.10 16:04조회 수 59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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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과 섬세함의 조율을 
자신의 목소리로 담아냈다는 
칭찬과 건축상을 받은
건물을 보았다.

건성으로 동의하고 돌아오는 길에
커피와 도넛의 궁합이 좋아서
건축상을 잊었다.

당신과도 건성이었다면
좋았을 것을

힘과 섬세함을 조율하지도
내 목소리를 들려 주지도 못했으나,
당신으로 지어진 집은
왜 이리도 오래 머무는지

당신과 건성대지 못했던 탓으로
그 집을 어깨에 얹고 산다.

*글쓴이 노트

매사에 꼼꼼한 지인이 나의 건성건성한 태도가 '부럽다'고 했다.
비지니스도 대인관계도 목숨걸고 하는 그의 기준에서 판단한 건성건성이라 
그리 맘에 두지 않았다.
그 '건성건성'이 종일 맘속에 있는 걸 보면 나도 과하게 건성한 건 아니라고 자위해본다.
올해의 건축상 소식에 그 '건성'을 버무려 맘속에서 밀어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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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 좋은 시는 마음에  화두를 던져주고 오래 머물러 있지요

    한참을 이곳에 머물러 있습니다.


    많은 것들에 건성하지 못해 불면증이 왔구나 싶네요.

    삶과 문학을 조율하여 분신같은 시 하나 건져 올리고 싶은데

    그것도 그냥 허망하게 부서지고 말뿐 .......


    "당신과도 건성이면 좋았을 것을"

    건성건성하면 안된다고 생각했는데

    건성건성이 좋은 것도 있다는 것을 오늘 알았습니다.


  • 이설윤님께
    keyjohn글쓴이
    2020.3.12 09:59 댓글추천 0비추천 0

    불면과 건성건성의 상관관계는 매우 유의미한 수치가 나올거라 여깁니다. ㅎㅎ

    (휘성의 insomnia라는 노래를 들으면 유쾌한 불면증도 있더라구요 물론 리듬에 제한된 평이지만)


    건축상에 건성으로 동의한 것과

    나의 사람에 대한 건성하지 못한 태도의 연결이 이제보니

    영 자연스럽지 않네요.

    수상한 건물과 내마음의 집한채를 억지로 묶으려한 무모함도 보이고

    생일축하로 국화다발을 바친듯 마뜩잖은 기분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례한 저의 '건성'앞에 머물러준 님께 감사.


    사방이 전염병으로 단절된 느낌인데

    온라인으로 나마 이리 소통하니 숨통이 트이네요.


    '분신같은 시' 

    어쩌면 이미 생산하셨을지도 몰라요.

    꾸물꾸물한 날씨지만 뽀송뽀송하게 지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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