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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정
- 중앙대 교육학과 졸업
- 2000년 도미
- 둘루스 거주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스모키 마운틴 기행

keyjohn2017.02.05 17:11조회 수 57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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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모키 마운틴 가는 길은

아름다웠다.


단순노동 속에

습관처럼 먹고 자는

쳇바퀴 속 다람쥐가,

일상으로 부터

떠나는 순간인데

어찌 아름답지 아니할까?

 

I-985 하이웨이를

30분을 가니

고국의 한적한 국도인 양

소나무가 줄지어 나타나고,

30분을 더가니

조지아의 그랜드 캐년이라 불리우는 

'Tallula  Falls'가 반겨 주었다.

 

눈길을 드니

낮은 산과 푸른 산이 들어오고,

아래를 보니 아스라한 낭떠러지에

시력 탓인지 빈속 탓인지

현기증이 일었다.



자연 앞에서 약속처럼 느끼는 소회가

여지없이 머리속을 스친다.


상처처럼 아프고

사막처럼 뜨겁고

때로는 무속처럼

나를 집착하게 했던 것들이

자연 앞에서 얼마나 사소하고  부질 없는가.



언덕위에 파머스 마켓에는

손에 손을 잡은 백발의 노인들이

브로콜리 토마토 같은 먹거리를 고르며

슬로우 모션처럼

거닐고 있었다.


업스케일 호텔이든

크루즈 배에서든

소박한 모임에서든

노인과의 조우는

눈부시고 슬프다.

 

인고의 세월을 견뎌온

그들의 드라마는 눈부시고,

쇠잔해가는 근육과

멍에처럼 많았던 관계에서

소외되는 것은

슬프다.


한계령보다 낮고

회전이 덜한

고개를 넘으니

귀지가 바스락 거리고,

하얀 교회당 첨탑과 하얀 물보라의 계곡을 끼고

Sylva라는 마을이

정물화처럼 보였다.

 

"저 사람들을 월해먹고 살까?
아내와 나는 동시에 같은 말을 하고 웃었다.


30년 가까이 사니

많은 것들이 닮아간다.

같은 순간에 웃고 찡그리니

표정과 인상이 닮아 간다는

세월의 마술에 걸린 것일게다.


'Boiled Penut','local honey'파는  사인을 몇개 지나치니

'Amazing Grace'를 국가로

살아 온 체로키 인디언 보호구역이

카지노 호텔을 끼고 용맹스럽게 서있다.



자신의 삶의 터전을 차지한 이들이

적선처럼 만들어 놓은

카지노에서,

술과 담배연기 사이를

헤집고 다니며 팁으로 연명하는 체로키 전사의 후예들!

 

골짜기와 계속을 넘나들며

호기롭게 사냥하고,

가족을 부양하던

선조들의 기상은 전설이 되었는가?


계곡사이를 진혼처럼

떠도는 안개는 이들의 한이며

스모키 마운틴의 다른 이름이라고

속단해 본다.


카지노에서 180달러 대박(?)을 터트린

아내의 흥분속에

미니 한계령을 넘어오는 귀가 길,

귀지가 버걱거리며

마술이 깨듯

지지고 볶아야 하는

일상이 스모키 마운틴 안개사이로 오버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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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per Bowl 유감 가발가게 해프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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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5
  • 저도 지난주 다녀 왔는데

  • keyjohn글쓴이
    2017.2.6 14:59 댓글추천 0비추천 0

    그러셨군요

    산이 그리울 땐 스모키,

    바다가 그리울 땐 사바나를 갑니다.

    근데 사바나는 너-무 멀어요

  • 나도 어디론가 가고 싶다는 생각을 강하게 만드네요!! 

    아마 아직은 행동 반경이 좁아 ㅡ 그런건지도,.^^

    즐겁게 읽었습니다.

  • Jenny님께
    keyjohn글쓴이
    2017.2.6 21:22 댓글추천 0비추천 0

    나중에 여건이 되면...

    하다가 오십이 넘었답니다.

    모기지, 카드 빚 ....

    부담 가진 체 , 과감하게 떠나는 연습 중입니다.


    나보다 위로 띠 동갑 선배왈

    "나중엔  다리 힘 풀려 없어 못돌아 다녀, 부지런히 다녀"


    공감해요.

  • keyjohn님께

    하긴,.. 다들 그런 말씀들 하시긴 하더라고요?!

    저도 따지고 보면 어린 딸아이 키우네 뭐네 한답시고 

    그 핑계로 집 일 집 일 만을 다람쥐마냥 십 수년 반복하다 

    이? 날까지 왔으니 ㅋㅋ


    이젠 또 한번 움직이려면 대 가족이라 쉽지가 않고,..

    뭐든 할 수 있을 때 하는게 맞는거란 어르신들의 말씀이 

    삶의 큰 교훈임을 새삼 느끼며 살아요, ㅎㅎ


    내가 가지고 누리며 사는 현제의 이 삶이 

    곧 축복이자 은혜임을 감사하며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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