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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정
- 중앙대 교육학과 졸업
- 2000년 도미
- 둘루스 거주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수치

keyjohn2017.04.12 18:13조회 수 47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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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만 나면 조는 국사선생님이

'경술국치'를 설명할 때에는 

유난히 목소리도 올라가고

침도 튀겼던 것을 기억한다.


당시 어른들은 분노가 컸겠구나

혹은 나쁜 매국노들....

정도가 나를 비롯한 또래들의 기분이었다.


팔꿈치를 삐끗해 

대중탕에서 세신사의 도움으로 떼를 밀때

그 근처가 심하게 간지러울 때에도

수치심을 지울 수가 없었고,


치과에서 클리닝을 하는데

어금니 쪽을 손질하던 위생사가

"이 부분을 치실을 깊이 당겨 넣으세요

나중에 이뽑으실지도 몰라요"

하며 유치원아이 다루듯 할 때에는

수치심에 잔기침을 하며 반항을 했었지.


미국과 중국이 G2라는 이름으로

1박 2일동안 고국의 정세를 심각하게 다루더니,

나중엔 전화로 다시

미진한 이야기 했단다.


미.중의 회담을 두고

45년 미.영.소가 모스크바에 모여 고국의 신탁통치를 논의한 거에

준한 분노와 수치를 강요하는

고국 유수 신문사 논객의 글에서,

문맥은 전해졌지만

청소년기 국사시간의 경술국치 때나  

수치심이 오십보 백보인 걸 숨길 수가 없다.


처녀가 애 낳아도 할 말이 있고

고자가 첩질하는 데에도 이유가 있다는데,

강대국의 고국 제사상에 '감 놔라 대추 놔라'에 

왜 이리도 미적지근한 심정인지 고민해 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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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스톤 그리고 샌디 누나 (by keyjohn) 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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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 신우신장염과의 3-4년의 투병생활로 나의 중고등학생 시절의 기억도 추억도 별로 없는데 오늘 임시인님의 글이 내게는 새롭고 재밌고 우습기도 하네요. 나도 졸기 잘하시는 국사선생님이 있었으면 좋겠고 그런 선생님을 놀려먹을 수 있는 급우도 있었었으면.... 그런데 비슷한것은 나도 왼쪽 팔꿈치다 탈골되어서 세신사는 아니지만 어머니가 아기다루듯 내몸을 땟수건으로 밀던적은 있었지요. 하여간 임시인님의 사회풍자 넘넘넘 재밌구요.

    또 한가지 고마운것...저의 부정맥을 걱정해주시고 격려해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저도 조절하고 지내려고 무지 노력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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