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임기정
- 중앙대 교육학과 졸업
- 2000년 도미
- 둘루스 거주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조송문

keyjohn2017.09.13 16:12조회 수 50댓글 0

  • 1
    • 글자 크기

image1.jpeg




나비들이 꽃을 찾아 내 곁을 스치고

훈풍과 아지랭이에 어질하던

봄날에,

솜털 보숭이들의 웃음과 걸음마에

덩달아 흐뭇했다.


소나기 억수처럼 내리던 여름날에

꽃다운 청춘들 사랑의 예찬을 보았고,

천둥과 번개처럼  빛나던 그들의 격정에

덩달아 더웠다,


간밤 찬서리로 마른 가지를  

스산한 바람이 흔들던 가을날에,

아들 딸 여윈 초로 부부의

한숨과 고독에

덩달아 고된 숨을 몰아 쉬었다.


북풍한설에 잎이 떨어지고

휑한 대지에 침묵만 남은 겨울날에,

삶의 고단함에 지친 혼자인 노인처럼 

덩달아 입에서 단내가 났다.


먼 바다를 돌아 대륙으로 오다가

바닷물 머금고 나를 데리러 온

바람에 이제 삶을 맡긴다.


겁난 세월 만고풍상을 견뎌왔지만

바람에 곁을 내어 주고나니

모든 것이 쉽고 편했다.


이제 물이 되고 흙이 되고

바람이 되고 먼지가 되어

이곳 저곳을 휘몰아 치리라.


해맑은 날 햇빛으로

비오는 날 물기로

바람부는 날 가랑잎으로

당신 곁을 찾아가리니

나 없는 당신도 그렇게 쉬거라.


*시작노트

반늙은이에게 친구처럼

위로가 되던 고송이 ,

이번 비바람에 반수장되어

익사직전입니다.

소나무가 되어

인간세상을 바라보았습니다.

  • 1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82 마이클 그리고 마이클3 2018.01.25 37
81 애틀란타 연가3 2019.12.29 49
80 새해에는3 2021.01.04 230
79 김기덕을 위한 오마주3 2020.12.11 54
78 일상의 늪에서 안주하는 당신에게3 2020.02.03 48
77 Dumbbells3 2016.11.21 64
76 도넛 반 더즌3 2017.09.29 37
75 미국사는 죄3 2017.07.07 61
74 냄새4 2017.03.30 55
73 시작 그리고4 2015.02.12 142
72 면 도4 2020.12.21 50
71 전화기를 바꾸고4 2018.02.03 38
70 오늘도 드라마4 2016.04.17 95
69 겨울 단상4 2018.12.15 82
68 선인장4 2015.08.14 65
67 Deep4 2020.08.20 65
66 식구4 2021.10.10 30
65 Douglasville의 추억4 2016.06.13 70
64 Jekyll Island4 2020.09.17 2279
63 가발가게 해프닝4 2017.01.26 70
첨부 (1)
image1.jpeg
38.4KB / Download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