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임기정
- 중앙대 교육학과 졸업
- 2000년 도미
- 둘루스 거주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나는 에르메스의 장인

keyjohn2020.02.05 07:54조회 수 87댓글 0

    • 글자 크기

거친 바케트에 블랙커피를 마시고,

또 그렇게 거친 가죽을 느끼고, 마시고, 바라보기를 3년.

그리고 인고의 2년을 가죽과 가족이 되어야 하는 

나는 에르메스의 장인!


첫 버킨백 주문.

손타지 않은 가죽을 이마에 대니

지난 5년의 낮과 밤이 내 어깨에 걸린다.


내가 만든 버킨백을 들고 

사르트르의 카페에서 실존을 말하고,

개선문에서 파리의 영광을 추억하며,

노트르담 성당 계단에선

집시 에스메랄다를 재연하는 

파리지엔느를 상상한다.


오롯한 이틀의 작업이 끝났다.

서명과 고유번호를 백에 새기고 나니 

가죽에 있던 거친 문신이 

어느새 내 손끝에 새겨져 있다.


*글쓴이 노트

'Sex and the city'의 사만다가 꿈에 그리던 프랑스 명품 에르메스 버킨백을 사기 위해 매장을 찾는다. 

종업원은 버킨백을 사기 위한 대기 명단이 길어 가방을 구매하려면 무려 5년을 기다려야 한다고 말한다. 

충격에 비명을 지르는 사만다를 향한 종업원의 한 마디.

"it's not a bag, it's a Birkin."

에르메스에서 립스틱을 론칭한다는 뉴스에

그 회사 장인이 되어 보았다.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142 합리화의 거장 2016.07.23 43
141 봉선화 연정1 2017.06.17 43
140 옆 집 피식이14 2022.03.13 43
139 불편한 평화5 2022.03.22 43
138 Father's Day1 2017.06.19 44
137 외숙모2 2018.02.06 44
136 가면1 2017.04.22 45
135 시름의 크기2 2017.09.27 45
134 무기력한 오후 2018.06.23 45
133 추석달4 2020.10.01 45
132 절식 2018.03.31 46
131 가을에게 2020.09.21 46
130 책을 많이 읽지 않으리6 2021.09.27 46
129 비행기 안에서9 2022.01.09 46
128 수치1 2017.04.12 47
127 조셉씨 유감2 2017.06.13 47
126 계단 오르기1 2018.01.29 47
125 그래도 긍정적으로2 2020.03.29 47
124 불행이 줄지어 와도 2017.01.06 48
123 우요일4 2018.02.07 48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