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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정
- 중앙대 교육학과 졸업
- 2000년 도미
- 둘루스 거주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늦여름 소묘

keyjohn2021.08.27 14:55조회 수 40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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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칸 아이들이 인형을 안고 공항을 나서는 뉴스의 뭉클함을

어머니 투정이 심해 힘들다는 누님의 전화가 지우고 지나 간다.


내년에 뿌릴 씨를 챙기고 몇송이 남은 코스모스를 뽑고

아내가 좋아하는 들깻대와 가지 사이에서 자라는 새순을 따려니

호박벌 한마리가 모기 보다 굵은 목청을 뽐내며 지나 간다.


아무도 그립지 않고,

아무도 나를 찾지 않는 ,

그래서 오롯이 행복하고 문득 문득 불행한 하루가 지나 간다.



*글쓴이 노트

인재와 천재가 지천인데

제법 평안한 하루를 보내려니 가벼운 죄책감이 든다.

'어느 날 내가 불화를 겪을 때, 그들은 평화속에 사는 날도 있겠지'

생각하니 한결 낫다.

사람들의 행과 불행의 양도 제로섬이 통한다면 제법 견딜만 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오늘은 네가 불행했으니 다음에 내가 나눠 가질게 같은 식의 ...

행복의 양과 감사의 양이 비례한다니 감사할 그것이나 찾아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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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숙모 (by keyjohn) 닥터 지바고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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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5
  • 아프간 사태를 보시며 마음 아파하시는 임총무님!

    그들을 긍휼히 여기시는 고운 마음씨.큰 복 받으실

    겁니다. 저는 아프간 사태를 보면서 한국에 있는

    피붙이들이 저렇게 되면 어쩌나 하는 생각을 했느데----

    부끄럽네요.열심히 집도 가꾸시고  여러모로 본을

    보이시네요. 좋은 글 잘 감상했습니다. 고마워요!!!!!!!!


  • 우리는 흔히 상대적 불행을 느낀다고 합니다

    자기보다 더 행복한 사람과 비교하기 때문에, 아마도 사치스런 불행같은 ..


    나의 불행을 위로하는 것은 기쁨, 행복이 아니라 

    더 큰 불행이 작은 불행을 위로 하는게 아닐까요?  

    안도감의 행복, 뭐 그런,,,


    불행과 행복은 마음 가운데 함께 동거하는 

    불가사의한, 불가항력의 도깨비 방망이 같은거


    소소한 일상을

    진솔하게 묘사한 명암이 조화로운 한 폭의 수채화같은 

    늦여름의 서정에 마음을 잠시 빼앗겼어요

  • keyjohn글쓴이
    2021.8.27 18:52 댓글추천 0비추천 0

    솔직히 너무 오랫동안 두분의 글로 홈피가 채워져

    송구함과 의무감?에 쉬는 날 겪은 감정의 단상들을 엮어 보았습니다.

    두분의 댓글에서 글쓰는 즐거움 혹은 위로를 느끼고 갑니다.


  • keyjohn님께

    총무님의 갚은 배려를 알아채지도

    못하고 미련스레 글을 올렸습니다.

    저가 하는 일이 그렇습니다.

    총무님의 배려심 감사하고---

    문득 생각이납니다.

    "눈온 들판을 지나갈 때

    뒤에오는 사람을 위해

    발자국을 흐트리지 말라."

    (답설야중거)

    저도 배려심을 갖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말씀 감사합니다!!!!!!!

  • 아프칸 사태를 보면서 저는 육이오를 생각했어요. 우리들의 부모님, 조부모님들의 과거를 떠올리며 아직도 이런 비극이 일어나고 있는 현실을  참담하게 느꼈어요. 누가 왜 어떻게 수많은 사람들을 고통속으로 떠밀고 있는지요?  모두가 나름대로 행복하게 살아갈 수 없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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