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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동안 나를 지켜준 시

관리자2024.01.22 18:43조회 수 3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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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년 동안 나를 지켜준 시

 

시장에서 30년째 기름집을 하는 친구가 있습니다.

고추와 도토리도 빻아 주고, 떡도 해 주고,

참기름과 들기름도 짜 주는 집인데, 사람들은 그냥 기름집이라 합니다. 

 

그 친구 가게 문을 열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게 있습니다.

달력? 가족사진? 아니면 광고? 궁금하시지요? 

 

빛바랜 벽 한 가운데 시 한 편이 붙어 있습니다.

그 시가 윤동주의 <서시>입니다.

시장에서 기름집을 하는 친구가 시를 좋아한다니? 

어울리지 않나요? 아니면?

 

어느 날, 손님이 뜸한 시간에 그 친구한테 물었습니다.

"저 벽에 붙어 있는 윤동주 '서시' 말이야. 붙여둔 이유가 있는가?"

"으음, 이런 말 하기 부끄럽구먼." "무슨 비밀이라도?"

 

"그런 건 아닐세. 손님 가운데 말이야.

꼭 국산 참깨로 참기름을 짜 달라는 사람이 있어."

"그렇지. 우리 아내도 국산 참기름을 좋아하지."

"국산 참기름을 짤 때, 값이 싼 중국산 참깨를 반쯤 넣어도

손님들은 잘 몰라. 자네도 잘 모를걸." 

"......" 

 

"30년째 기름집을 하면서 나도 사람인지라,

가끔 욕심이 올라올 때가 있단 말이야,

국산 참기름을 짤 때, 중국산 참깨를 아무도 몰래 반쯤 넣고 싶단 말이지.

그런 마음이 나도 모르게 스멀스멀 올라올 때마다,

내 손으로 벽에 붙여놓은 윤동주 <서시>를 마음속으로 자꾸 읽게 되더라고." 

"....."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이 구절을 천천히 몇 번 읽고 나면

나도 모르게 시커먼 욕심이 사라지고 마음이 맑아지는 것 같아.

그러니까 30년 동안 시가 나를 지켜준 셈이야.

저 시가 없었으면 양심을 속이고 부자가 될 수도 있었는데. 하하하."

 

그 친구와 헤어져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나도 모르게

그 친구가 좋아호는 구절이 생각났습니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

 

서시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 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

 

윗 이야기글에 나오는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시,

윤동주 선생의 서시입니다.

첫 문장부터 가슴이 징하고 울립니다.

처음 읽는 시도 아닌데, 읽을 때마다 울림을 주는 시입니다. 

 

첫 문장이 주는 무게가 상당합니다.

윤동주 선생이 어떻게 살아왔는가,

그의 삶의 태도가 느껴집니다.

 

그가 쓴 글들을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단단한 마음으로 한순간도 허투로 살지 않겠다는 굳은 의지,

그 힘든 시기를 버티고 견뎌준 많은 이들이 있었기에 오늘 날 우리가 있습니다. 

 

매 순간 삶의 의미를 찾고, 순간순간 최선을 다해 살아준

고마운 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오늘도 우리는 살아갑니다.

나에게 주어진 삶을 사랑하고, 내 삶을 살아야겠습니다. 

 

나의 삶, 나만이 살 수 있는 삶. 나만의 세계를 

오늘도 만납니다. 내 삶을 귀하게 여기겠습니다

. 나에게 주어진 삶을 담대하게 살아가겠습니다.

 

두려움과 불안을 내려놓고, 지혜와 용기를 잃지 않고 살아가겠습니다. 

또한 이 나라가 당당하고 품격있는 나라가 되고,

특히 위정자들이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러움이 없는

삶을 살아가길 간곡히 기도합니다.

 

우리 모두 건강 잘 챙기며 

힘내서 잘이겨내고 

당당하게 살아갑시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2024년 1월 22일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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