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성수
- 시인
- 1982년 도미
- 월간 한비 문학 신인상 수상
- 애틀랜타 문학회 전 회장

아버지

석정헌2015.02.17 06:47조회 수 52댓글 0

    • 글자 크기


   아버지


       석정헌


그지없이 외롭고

사위는 쥐 죽은 듯 고요한데

매 맞은 눈물처럼

소리없이 내리는 비는 한이 없구나


켜켜이 먼지처럼 쌓인 슬픔

의복처럼 걸치시고

억겁의 세월 속에

잠시 맺었던 인연 끊을 수 없어

기인 한숨 속 스르르 감으신 눈

비 오는 머나먼 저 길을 

우장도 없이 떠나시며

남은 자손 못 미더워

가다 멈추고 가다 멈추고

굽이굽이 굽은길

몇 번이나 돌아 보셨을꼬

멈추지 않는 눈물 속에

하염없이 앉은 이 몸

가슴에만 남은 아버지

이불효를 어이 감당하고

그 빚을 어떻게 갚어라고 

홀로 그렇게 떠나셨나요

어떻게도 할 수 없는 나는

다시 향을 사르고 머리 조아릴 뿐이다


삼베 거친 올 속으로 비는 거세게 파고들고

가슴은 횡하고 등짝은 왜 이리도 시린지

그저 흐느낄 뿐이다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927 귀찮다 이제 늙었나보다12 2022.10.28 40
926 오늘 아침11 2022.01.29 42
925 나에게 다시 새해가 올까9 2022.01.11 34
924 무제9 2022.01.07 30
923 마지막 길8 2022.10.04 35
922 삶, 피카소의 그림 같은8 2021.12.31 39
921 어머니, 연필과 코스모스 그리고 자장면8 2020.08.19 62
920 그리움7 2022.09.28 32
919 호박7 2022.09.19 44
918 목련7 2022.02.19 52
917 봄은 다시 오겠지7 2022.01.20 29
916 나는7 2022.01.12 85
915 아내7 2016.07.25 183
914 생일선물6 2020.08.31 52
913 울고 싶다6 2018.07.13 212
912 벌써 봄인가6 2017.02.04 151
911 그대 생각6 2015.12.19 43
910 시르죽은 70여년5 2022.11.01 38
909 밥값5 2022.08.03 24
908 수선화5 2022.02.09 31
이전 1 2 3 4 5 6 7 8 9 10... 47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