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성수
- 시인
- 1982년 도미
- 월간 한비 문학 신인상 수상
- 애틀랜타 문학회 전 회장

글인지 그림인지

석정헌2019.06.01 10:11조회 수 35댓글 3

    • 글자 크기


    글인지 그림인지


            석정헌


빈 몸으로 서 있는 겨울나무

손마디가 뭉툭한 나무는

생채기를 벌리고

얼음 밑을 흐르는 개울물 믿고

푸른 잎맥을 만든다


한 계절을 떠메고 갈 것 같았던 기개는

와글와글 거리는 귓가에

눈 앞은 점점 희미해져 버려

정신마져 혼미하여

안간 힘으로 버티는 마지막 계절

멀리서 반짝이는 불빛

머리는 딱딱하게 굳어있지만

이제 막 찾은 감격

아름다운 여인의 미소도 쓰고 싶고

찬 바람 밀고 탁 터진 꽃도

뜨거운 태양 아래 짙푸른 숲도

생을 다한 이파리 붉은 단풍도

벌판 넘어 하얀 산도 쓰고 싶은데

막힌 머리 혼돈 쓰럽고

빈집 담벼락에

낮게 자리 잡은 낙서처럼

무엇인지도 모를 글을 그리고 있다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댓글 3
  • 나무가

    어쩌면 

    사람보다 더 진솔할 것 같다는 감동이 전해집니다

  • 석정헌글쓴이
    2019.6.3 07:36 댓글추천 0비추천 0

    나무는 그져 세월 믿고

    잎도 꽃도 열매도 피우며

    묵묵........

    그러나 인간은 (나) 일희일비....

    이제 석양의 끝자락에서 마지막 악을 써는 

    나는

    허무에 안타까움 뿐입니다

  • 그래서 혹자는

    나무를 성자라 하나봅니다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747 하늘이시여1 2015.10.19 11
746 돌아오지 못할 길1 2021.04.26 33
745 배롱나무1 2022.09.16 24
744 망향1 2016.01.04 19
743 나의 시1 2018.11.15 31
742 October Fastival1 2017.10.08 36
741 살고 있다1 2016.04.04 33
740 그리움은 아직도1 2021.03.06 32
739 이제 멈춰야겠다1 2021.11.15 26
738 분노1 2022.07.19 29
737 마지막 재앙이었으면1 2020.09.14 28
736 헛웃음1 2021.10.20 21
735 거짓말1 2018.02.14 43
734 시작하다만 꿈1 2019.08.10 31
733 허무한 마음1 2022.09.07 17
732 쪼그라든 기억1 2018.11.17 31
731 허무1 2017.01.21 23
730 기도1 2018.01.12 31
729 삶과 죽음1 2017.01.25 31
728 벌써 고희1 2017.08.18 23
이전 1 ... 5 6 7 8 9 10 11 12 13 14... 47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