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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성수
- 시인
- 1982년 도미
- 월간 한비 문학 신인상 수상
- 애틀랜타 문학회 전 회장

봄 소풍

석정헌2019.04.15 13:02조회 수 36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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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 소풍


          석정헌


아릿다운 부회장의 잦은 보챔을 핑계로

추울 것이라는 일부 회원의 우려에도

조금 이른 계절에 잡은 봄 소풍 

시간과 장소를 예약하고

며칠 지나 확인 한 일기예보

소풍 둘째 날인 일요일 토네이도에 소나기 예보 

안타까운 마음에 자꾸만 확인 한다

이틀 삼일이 지나도 예보는 바뀌지 않는다

그래도 토요일은 괜찮으니 하고 위로하고

일요일은 늦은 비를 기대하며 하늘을 쳐다본다


시간도 되기 전 가계문을 닫고

캠핑장인 스톤마운틴으로 달려 간다


한자리만 얻어 놓은 캠핑장 많은 회원들의 참석으로

한자리를 더 얻고 도착한 캠핑장 

차가 구덩이에 빠져 난처한 지경인데 

공원 직원들의 도움을 받아 겨우 빠져 나와

일찍 도착한 친구와 천막을 치고

아내를 채근하여 부추전를 부친다

구수한 냄새 고픈 배를 자극하고 침을 삼킨다

짐을 풀다 흙 묻은 손 씻지도 않고 불판에 덤비다

손 씻고 오라는 아내의 핀찬과 눈 홀김 

개의치 않고 살짝 익은 전 하나 쭉 찢어 

숨겨온 술 한잔 마시니

아방궁의 주지육림 속 진시황 부럽지않고

깊이 들어 마신 공기 기분 좋은 취기를 더한다

속속 도착한 친구들 구수한 냄새에 짐도 풀기 전

천막으로 달려 간다

옆에는 알맞게  타는 숯불 위로

지글거리며 익는 갈비 온 숲을 들썩인다

한손에 갈비와 부추전 들고

물잔에 넘치도록 부운 술 숨어 마신다

갈비와 소주 이렇게 짝궁이 맞는지 재삼 감탄 한다

갑짜기 다가오는 공원 직원 

몰래 마신 술 가슴이 두근거린다

다행히도 내일 토네이도가 오니 쉘트로 피하라는 주의를 준다

적당히 오른 취기 부른 배 세상 부러울 것이 없다

어느 듯 호수는 검은 물이 들고

구름에 내려 앉은 하늘 별빛 하나 없고

호수 건너 편에 불빛만 흐릿하고

검은 물에 울릉이는 작은 파도 반짝이는 수면 

조용해진 주위 어디선가 간간히 들리는 오리 울음 소리

주위의 캠핑장 불빛 하나 둘 꺼지고 왁자지껄 친구들 소리를 낮춘다

취하고 즐거움에 지친 몸 잠 자리를 잡고

간간히 들리든 오리 울음 소리 그마져 들리지 않고

서서히 잦아드는 모닥불

시간은 벌써 자정을 지나 새벽으로 치닫는데

잦아든 모닥불에 물을 끼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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