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성수
- 시인
- 1982년 도미
- 월간 한비 문학 신인상 수상
- 애틀랜타 문학회 전 회장

해바라기 5

석정헌2019.08.29 09:16조회 수 24댓글 2

    • 글자 크기


       해바라기 5


              석정헌


혼신을 다해 꺽이지 않겠다고

버티던 삶

이제 그리움 조차 눈썹처럼 자라고

겁이난다


아내가 끓여준 미역국을 

멍하니 내려다 보며

몇번을 더 먹을 수 있을까

이생각 저생각 입맛이 쓰다

미역국 많이 먹으면

젖 불어 터진다는 싱거운 소리

힘없이 웃고 말았다


계절은 어김없어

허무로 우울을 보태는

가을은 쏟아지고

숲속의 나무들

점점 푸른빛을 잃어가고

소솔한 바람 함께 누렇게 변한다

어제 까지 푸르던 잡초 조차

끝이 마르고 힘이 없다

해바라기 뽑아낸 자리 움푹 패였지만

몇 계절이 지나면

다시 푸른 싹을 티워

장대한 몸통 큰 이파리

누런 이빨의 둥근 얼굴로

태양을 마주하며 히죽거리겠지만

시든 나는

푸른 기원으로나 남으려나

괜히 심술이나 

죄없는 시든 잡초  뽑아 버리고 말았다


    • 글자 크기
경적 소리 짧은 노루꼬리를 원망하다

댓글 달기

댓글 2
  • 커다란 푸른잎을 키울 때부터 고개 숙인 목을 꺽을 때까지

    늘 옆에서 말을 걸어주던 해바라기.........

    미워할 수 없는 그가 떠난 빈자리가 휑하게 커보입니다

  • 석정헌글쓴이
    2019.8.29 17:09 댓글추천 0비추천 0

    그렇게 당당하던 해바라기 뽑아버리고 나니 

    빈자리 너무 허무 합니다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827 마지막 혼불2 2016.08.17 67
826 경적 소리2 2017.04.27 32
해바라기 52 2019.08.29 24
824 짧은 노루꼬리를 원망하다2 2017.04.04 45
823 나는2 2015.09.14 10
822 오르가즘2 2015.09.14 22
821 소용돌이2 2016.12.19 22
820 쫀쫀한 놈2 2022.08.08 24
819 그믐달2 2017.09.19 42
818 때늦은 사랑2 2019.02.09 35
817 해바라기 62 2019.08.30 28
816 짧은 꿈2 2015.07.13 18
815 비오는 날의 오후2 2016.06.08 314
814 Lake Lenier2 2021.07.16 32
813 삶, 이제사 길을 묻다2 2021.11.06 56
812 엘비라 마디간2 2015.08.26 157
811 커피 그 악마의 향2 2018.01.09 38
810 설날2 2022.02.02 20
809 화가 난다2 2020.03.11 43
808 문 앞에서 길을 잃고2 2017.11.13 30
이전 1 2 3 4 5 6 7 8 9 10... 47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