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박홍자
- 시인
- 원주여자고등학교 졸업, 중앙대학교 법학과 졸업
- 2000년 도미, 해외문학 신인상 수상
- 시집 〈거기 그렇게〉〈손끝에 닿을 그리움 그 하나로〉출간
- 서간집 <시간의 태엽> 출간
- 미주한인재단 애틀랜타 지회장, 윤동주문학사상 선양회 애틀랜타 회장 역임
- 애틀랜타 문학회 전 회장, 재미시인협회 회원

아버지의 사랑

Jackie2016.09.16 15:24조회 수 37댓글 0

    • 글자 크기

          아버지의 사랑


                      裕堂/박홍자


  나에겐 동시대를 겪으며 살아온 친구를 만나 가끔 시간을 함께 하며 이야기꽃을 피우는 때가

 있다.  또래라는 의미로도 우리는 피란통의 일곱살로 금방돌아 가는 것이 빈번하다

국민학교 2학년 6.25 사변통에 처음 기차를 타고 피난을 갈 때의 이야기다

원주역에서 기차에 오르며 신기 하기도 하고 신이나서 훌적 훌적 의자에서 뛰기도 하면서

떠나기전 창박을 내다보며 있는데 사진기를 눈에 대고 나를 찍고 있는 미군을 보는 순간

사람도 아닌것이 원숭이도 아닌 별 이상한 사람의 모습을 보며 깜작 놀라 의자 밑으로 숨었든

그때는 그것이 사진기 인지 조차도 모르고 나를 죽일려고 하나 생각했던 지울 수 없는 순간이

가끔 머리를 스치게 한다

 

  5학년 2학기가 될 때 비로서 고향으로 남들 보다 늦게 귀향을 하게 된것은 아버지의 피난민

 수용소 소장 자리를 마무리 하고 돌아 오게 된 것이였다

  야산의 야트막한 소나무에 칠판(송판)을 걸어 놓고 구구단을 외우고 있는 첫시간을 맞이 했다

  그때부터 구구단을 외우며 본격적인 국민학교 수업이 시작된 것이다

 

  피난을 가서 그때는 공부보다는 야밤에 동네 안팍을 돌아다니며 서울내기 다마내기

 “시골뜨기 꼴뜨기외쳐대며 바로 위 언니의 패거리를 따라 다니며 3년동안의 초등학교

  세월이 흘러가 버린 것이다

  고향으로 돌아온후 전쟁을 끝으로 시가지의 모습도 학교 교실의 모습도 초가 지붕에 흙벽돌로

 만든것도 사라지면서 제대로 복구가 되어 갔다 그시절 중학교를 갈때는 필기시험도 치루고

 체육시험을(지금으로 말하면 체력장)보았다

넓이 뛰기를 할려고 줄을 서서 순서를 기다리는데 선생님께서 나를 손짓해 부르는 것이다

손에든 하얀운동화가 아버지께서 사오셔서 저만치 기쁨의 미소가 만면에 환 하시다

 머리를 숙여 고맙다는 인사를 드렸다 고마우신 아버지의 사랑 지금껏 기억이 완연하다

 

  이런저런 이야기등 그 외의 피난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친구 아버지의 차례로 공무원이신

 그의 아버지께서는 중학교 시험을 치르려 갈려고 나서는데 마루 끝으로 불러세우면서 아버지는

 그친구에게 손을 내놓으라고 말씀을 하시더니 어안이 벙벙한 친구는 손바닥을 펴서 내밀었단다

만년필을 들고 나오신 아버지께서 친구의 손바닥에 침착이라는 큰 글씨로 손바닥 한가득하게 

써놓으시더니 잉크가 마를때까지 후후 입으로 바람을 불어 손을 붙잡고 계시면서 오늘 시험을

치루는 동안 이 손바닥의 침착을 명심해 보아라하셨단다

참으로 그친구의 아버지가 멋지고 배우신 유식한 분이 셨구나 하고 새삼 친구를 바라보았다

 

그시절 우리세대에 대학을 간다는 것은 왼만해서 꿈도 꾸지를 못한때였다

어려운 피난후의 생활이란 꽁보리밥 먹기도 힘든 때인지라 운동화 한 켤레로 4년을 보낼 수

밖에 없었던 것이였다

챙피를 무릅쓰고 떨어진 운동화를 궤메어서 신고 다녔다는 친구의 노력과 인내를 칭송하며

오늘의 그가 있기 까지는 그의 부모님의 철저한 교육정신과 부친의 딸자식 사랑에 크신

 영향력이 작용했으리라 생각한다.

    • 글자 크기
그냥 그렇게 Airblade(氣胞)DB

댓글 달기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135 이야기 동무4 2022.07.06 39
134 강원도4 2021.08.03 39
133 늘 오가는 일상 처럼 2020.11.02 39
132 2017.07.12 39
131 치통2 2017.04.20 39
130 산모롱이 2016.09.14 39
129 이제3 2016.09.10 39
128 Excuse me3 2016.09.08 39
127 웃기는 이메일 2016.06.21 39
126 나그네 2016.09.29 38
125 내 사람아! 2016.08.03 38
124 어느날1 2015.09.19 38
123 독 사진 2021.01.05 37
122 그냥 그렇게 2016.12.12 37
아버지의 사랑 2016.09.16 37
120 Airblade(氣胞)DB1 2016.07.28 37
119 `易地思之1 2016.01.03 37
118 바람의 노래4 2022.09.28 36
117 아프다4 2022.08.29 36
116 산모롱이 2017.12.25 36
이전 1 2 3 4 5 6 7 8 9 10... 12다음
첨부 (0)